독기 어디로? 너나 할 것 없이 착한 예능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1.30 16: 35

방송가에 순풍이 불고 있다. 치유를 주제로 내세운 SBS 토크쇼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가 성공한 이후 지상파 3사가 줄줄이 독기를 빼고 있다. 이른바 착한 예능 프로그램이 봇물 터지듯 제작되고 있고, 일부는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새해 들어 가장 주목을 많이 받는 프로그램은 MBC ‘일밤’의 희망 ‘아빠 어디가’다. 스타와 스타자녀들의 오지 여행기를 다룬 이 프로그램은 아이들의 시골 적응 과정을 인위적인 가공 없이 그대로 전하며 청정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아이들이 출연하는 탓에 여느 리얼리티 프로그램처럼 독한 체험기는 처음부터 불가능. 강추위 속 야외취침이 당첨되더라도 아이들만큼은 대놓고 따뜻한 안방에서 재우는 애초에 독한 것과는 거리가 먼 프로그램이다.
아예 다큐를 결합한 예능도 호평을 받고 있다. SBS 파일럿 프로그램 ‘땡큐’는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함께 여행을 떠나서 나누는 깊이 있고 진솔한 대화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파일럿 방영 당시 야구선수 출신 박찬호, 혜민스님, 배우 차인표가 출연해 신변잡기식 대화가 아닌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청춘에 대한 걱정을 토로해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이 프로그램은 대놓고 웃기지 않더라도 흥미로운 예능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현재 호평에 힘입어 정규편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문명 없이 일주일 동안 사는 개그맨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KBS 2TV ‘인간의 조건’도 착한 예능이다.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정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인간의 조건’은 독하디 독한 웃음을 선사하는 개그맨들이 모였지만 작위적인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 이들이 필수 문명 한 가지를 제거한 채 살아가는 모습은 재미와 함께 정보를 제공한다. 이른바 교양 예능프로그램으로 각광받고 있다. 
‘아빠 어디가’로 기분 좋은 새해를 보내고 있는 MBC도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두 편 역시 착한 예능을 표방한다. 혼자 사는 남자 스타의 생활을 다큐 형식으로 담은 ‘남자가 혼자 살 때’와 바쁜 생활에 지친 이들에게 따뜻한 어머니 밥상을 선물하는 힐링 푸드 버라이어티 ‘내 영혼의 밥상’이 설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영된다. 이 두 프로그램 역시 자극적인 웃음을 지양한다는 게 공통적인 특징이다.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잡기에 나선 MBC가 정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웃음과 감동이라는 코드를 다시 내세운 것이 흥미롭다. MBC는 이미 '일밤', '느낌표'에서 교양과 예능을 결합한 코너로 재미를 본 바 있다.
이처럼 지상파 3사가 너나 할 것 없이 착한 예능을 내놓는데는 이유가 있다. 한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PD는 최근 OSEN과 만난 자리에서 “작년에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았던 게 사실”이라면서 “예능 프로그램 역시 이런 사회 전반의 분위기에 편승해 작위적이지 않은 착한 예능 프로그램이 각광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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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인간의 조건', MBC '아빠 어디가', SBS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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