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랑카랑한 목소리로 깊은 인상을 남긴 보컬리스트 정인이 2년만에 컴백, 한결 더 부드러워진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섰다.
12일 발매된 세번째 미니앨범 '그니'는 그가 처음으로 프로듀서로 나선 앨범으로, 여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평범하지만 현실적인 사랑을 담았다. 그가 직접 지은 타이틀 '그니'는 그 여인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저도 이제 본격적인 30대로 접어드니까 변하더라고요.(웃음) 그 전에는 그냥 인간이었는데, 이제 여자가 된 느낌? 트랙을 정리하고 보니까 옛날에 비해서 더 여인의 느낌이 나더라고요. 예전에 리쌍과 함께 할 때나, 밴드할때의 저와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주제를 '그니'라고 잡았죠."

타이틀곡 '그 뻔한 말'은 개리가 가사를 쓰고 윤건이 작곡한 노래다. 슬픔을 절제한 정인의 보컬이 예전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제가 20대에 워낙 원숙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요.(웃음) 혹시나 노래가 올드하게 느껴질까봐 걱정 많이 했어요. 그래서 섬세한 감성을 보여주고, 20~30대들이 많이 공감할 수 있게 신경썼죠. 타이틀곡은 5년 전에 받았던 건데요. 하다보니 좀 오래 묵히게 됐어요.(웃음) 원래 제가 곡을 받으면 2년 이상 가지고 있으면서 들어보거든요. 이 곡은 워낙 좋은데다 사람의 좋은 면을 잘 끌어주셔서 완전히 믿고 작업했어요."

현재 11년째 조정치와 교제 중인 그에게 슬픈 노래를 그리 안맞을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더 크게 공감했다고 한다.
"상황은 안맞죠. 그런데 이렇게 느끼는 게 현실적이라고 생각해요. 만났을 때 설렘을 꿈꾼다거나 하는 게 점점 없어지잖아요. 현실적으로 변하죠. 괜한 거에 들뜨지 않고. 이번 앨범에 대한 느낌이 그래요. 오랜 기간 작업했는데, 다 모아보니 그런 색깔이 나더라고요."
들뜨지 않는다고 했지만 최근 조정치와 함께 시작한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 대한 기대는 있다. 둘이 함께 놀이동산 한번 가본 적 없어 추억을 만들기 위해 도전했다는 그는 재미가 있어야 할텐데 걱정이라며 웃었다.
"저는 정신이 없고 산만한 스타일이고, 그분은 작업할 땐 완벽주의인데 대체로 의욕이 없어요.(웃음) 처음 '우리 결혼했어요' 제안이 들어왔을 땐 그냥 웃었죠. 제 입장에선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서 그분과 투샷으로 잡히는 것도 꺼려했었거든요. 그런데 재미있을 것 같은 거예요. 우리에게도 가볍고 엉뚱한 면이 있는데 그걸 음반에서 다 못보여드리잖아요. 음식도 해주고 싶고, 이것 저것 해보고 싶은 게 생기더라고요."
조정치는 최근 인터뷰에서 올해안으로는 반드시 정인과 결혼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3년째 그 얘기 중이에요.(웃음) 그런데 올해는 꼭 해야 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요. 물론 우선은 이번 앨범을 홍보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죠. 최선을 다해보고 싶어요. 단독 공연도 해보고 싶고요. '우리 결혼했어요'도 누가 되지 않게 잘해보고 싶고요. 다음 앨범도 프로듀싱해야죠. 길 오빠와도 그 얘기했어요. 음악이라는 게, 정말 힘든데 재밌다고요."

이번 앨범에는 조정치도 수록곡 '치' 작곡에 참여했다. 추억이 별로 없다고 토로하던 그도 애정을 슬쩍 표한다. MBC '무한도전'에서 조정치가 '못친소' 특집에 출연한 것을 얘기하면서다.
"'못친소'라뇨. 당연히 장난 아니었어요? 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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