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박경완, 투수리드 ‘살아있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3.19 16: 15

겨우 내내 세간의 시선에서 잠시 멀어졌던 박경완(41, SK)이 돌아왔다. 가장 중요한 몸 상태는 괜찮아 보였다. 특유의 노련한 투수리드는 생소한 투수를 맞아서도 여전히 살아있었다.
박경완은 1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시범경기에 선발 포수 및 8번 타자로 출전했다. 체성분 테스트 불합격과 옆구리 부상으로 1군 전지훈련을 모두 건너뛰었던 박경완의 의미 깊은 복귀전이었다. 김용희 퓨처스팀(2군) 감독으로부터 박경완의 몸 상태가 ‘괜찮다’라는 보고를 받은 이만수 SK 감독은 전날(18일) 박경완을 1군에 호출함과 동시에 이날 선발 포수 마스크를 맡겼다.
“직접 상태를 보겠다”며 박경완을 불러올린 이 감독은 19일 경기를 앞두고 “타격보다는 포수로서의 움직임을 보겠다”라고 공언했다. “점수를 주든 안 주든 상관하지 않겠다”라고도 했다. 순수하게 박경완의 리드와 수비력을 지켜보겠다는 뜻이었다. “2타석, 5~6회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테스트 계획도 밝혔다. 힘겨운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박경완으로서는 시범경기 이상의 중대한 의미가 있었다.

오래간만의 1군 무대였다. 제 아무리 산전수전을 다 겪은 박경완이라도 분위기는 생소할 만했다. 게다가 호흡을 맞출 투수는 여건욱(27)이었다. 같은 유니폼을 입은 지는 꽤 됐지만 여건욱의 짧은 1군 경력 탓에 서로 공을 주고 받은 경험은 별로 없었다. 투수의 장·단점을 몸으로 알고 있기는 어려웠다. 캠프에서 가다듬은 팀 수비 포메이션에 대한 숙지도 필요했다.
하지만 박경완은 노련함으로 여건욱을 이끌어갔다. 여건욱의 상태를 확인하는 데는 1이닝도 필요하지 않았다. 박경완은 여건욱의 장점인 직구를 최대한 활용했다. 특히 바깥쪽으로 유도하는 직구는 넥센 타자들의 허를 찔렀다. 물끄러미 공을 바라만 본 경우가 많았다.
투수의 생각과도 일치했다. 여건욱은 경기 후 “컨디션은 좋았다. 특히 바깥쪽 직구가 좋았다”고 자평했다. 또한 박경완은 이날 여건욱의 커브 각도가 좋자 이를 적절하게 섞으며 넥센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기도 했다. 여건욱은 “정확히 개수가 기억나지는 않지만 직전 등판에 비해서는 커브를 많이 던진 것 같다”고 했다. 여건욱의 커브는 확실히 위력이 있었다.
여건욱이 이날 삼진 5개를 잡은 것 중 3개가 루킹 삼진이었다. 물론 여건욱의 바깥쪽 직구 구위가 워낙 좋은 것이 일차적인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이 장점을 재빨리 잡아내며 투수의 능력을 극대화시킨 박경완의 리드도 분명 어느 정도는 공이 있었다.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몸쪽을 요구한 것이 가운데로 몰리며 안타를 맞은 것, 결정구 중 하나인 슬라이더 제구가 이 아쉬울 뿐이었다.
다만 타석에서는 아직 적응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박경완은 이날 두 타석에서 2루수 플라이와 삼진으로 물러났다. 김병현의 슬라이더에는 두 타석 모두 방망이를 크게 헛돌리기도 했다. 그러나 “타격은 신경쓰지 않겠다”라고 말한 이 감독이다. 결국 박경완의 투수리드가 이 감독의 마음을 얼마나 사로잡았을지가 관건이다. 박경완은 이날 두 타석을 소화한 뒤 5회 김정훈과 교체됐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