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배우 김혜수가 아니었다. 미스김은 곧 김혜수였고 김혜수는 곧 미스김이었다.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이 지난 1일 첫 방송을 마쳤다.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호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김혜수의 저력은 다시 한번 확인됐다. 그는 연기경력 30년을 앞둔 배우의 관록을 증명했다. 첫 방송인 까닭에 다소 산만한 구성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김혜수는 카리스마와 코믹연기를 오가며 브라운관을 장악했다.
김혜수가 이번 드라마에서 연기하는 캐릭터는 우리나라에서 흔하디흔한 미스김이다. 이름만 흔하다. 캐릭터는 만화적인 요소가 강하다. 김혜수는 비현실적이고 과장된 캐릭터를 연기력으로 현실성 있게 그렸다.

미스김은 나이도 배경도 알 수 없는 신비로운 ‘슈퍼갑’ 계약직이다. 수많은 자격증을 소유했으면서도 정규직이 아닌 스스로 계약직을 선택한다. 그는 못하는 게 없는 말 그대로 능력자다. 물론 사회성은 없는 비밀스러운 인물이다.
주변 사람들이 입을 다물지 못하는 황당한 상황 속에서도 진지함을 잃지 않는다. 딱 봐도 독특하다. 이런 미스김은 김혜수의 도도한 표정과 똑 부러지는 말투로 살아 숨 쉬었다. 김혜수는 지나치게 진지해서 오히려 웃긴 미스김을 더할 나위 없이 표현한다. 김혜수 덕분에 이날 드라마는 내내 웃음이 터졌다.
김혜수의 코믹 연기는 편하게 웃을 수 있는 드라마를 찾는 시청자들을 만족시켰다. 그는 주로 무게감 있는 정극에 출연했다. ‘믿고 보는 배우’로 유명한 그다. 오랜 만에 로맨틱 코미디에서 작정하고 웃기니 안방극장의 반응은 뜨거울 수밖에 없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김혜수에 대한 칭찬을 쏟아내고 있다. 이견이 없다.
‘직장의 신’은 첫 방송에서 김혜수의 코믹연기와 직장인의 애환을 실감나게 그리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김혜수가 연기하는 미스김의 정체가 아직 베일에 싸이면서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앞으로 미스김의 숨겨진 인생이 드러나게 되면 김혜수의 진가는 더욱 발휘될 것으로 예상된다.
jmpy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