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이 둥글다'라는 얘기를 실감한 경기였다".
서정원 감독이 이끄는 수원 삼성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3차전 가시와 레이솔(일본)과 경기서 2-6으로 완패를 당했다. 페널티킥을 4차례나 얻어냈지만 라돈치치와 정대세가 3차례 실축하며 연달아 고개를 숙였다. 특히 정대세는 페널티킥 2개를 골문 밖으로 보내며 골잡이로서 실망스런 모습을 남겼다. 포백 라인도 90분 내내 안정감을 주지 못하며 대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다. 의욕이 너무 넘친 게 패인"이라며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는 것이 축구다. '공이 둥글다'라는 얘기를 실감한 경기였다. 좋은 찬스가 왔을 때 골을 넣고 못 넣느냐에 따라 흐름이 달라진다. 그런 부분에서 미스가 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원은 이날 이례적으로 후반에만 페널티킥을 4개를 얻어냈지만 3개를 실축하며 자멸했다. 만회골을 넣은 뒤 바로 추가골을 내줬던 수비진도 안정감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서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좋은 찬스를 잡았지만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바람에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상대 코너킥을 걷어냈는데 먼 거리에서 상대 선수가 잘 때렸다. 구석으로 가 막을 수 없는 슈팅이었다. 그 실점으로 분위기를 내준 것이 컸다"고 설명했다.
수원은 이날 패배로 2무 1패(승점 2점)를 기록하며 앞서 구이저우 런허를 물리친 센트럴 코스트(승점 4)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반면 가시와는 3연승으로 승점 9점을 기록, 조 선두를 질주했다.
서 감독은 "공격수들이 부담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다. 스트라이커들이 골을 못 넣어 페널티킥을 통해 득점을 하려는 욕심이 과했다. 득점을 하지 못해 의기소침할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뚜껑을 열기도 전부터 불길했다. 김두현 조동건 등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해 있는 수원은 이날 경기를 하루 앞두고 주전 골키퍼 정성룡이 손가락 부상으로 결장했다.
서 감독은 "정성룡이 연습하다가 아쉽게 손가락이 다쳐 못 뛰었다. 경기 전날 예기치 않은 부상을 당해 투입할 수 없었다"고 고충을 토로한 뒤 "앞서 2무승부에 그쳤기 때문에 홈에서는 승점 3점을 따내야 한다는 의욕이 앞섰다. 그런 부분을 조절했어야 했는데 아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곧 다음 경기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중요한 경기서 대패한 만큼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는 서 감독은 "이런 경기도 있고 저런 경기도 있다. 문제점에 대해서는 잘 짚고 넘어가겠다. 조동건 김두현 등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력 손실을 입은 상태였고, 박현범이 부상 복귀 후 2경기째라 흔들린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단계라 시간이 지나면 경기력이 올라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수원은 오는 6일 안방에서 대구 FC와 K리그 클래식을 치른 뒤 9일 가시와 원정길에 올라 ACL 조별리그 4차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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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