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잘해서 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자기 것도 모두 보여주지 못하고 지면 아쉬움이 더 진할 수밖에 없다. 실책으로 인한 패배나 실점이 대표적이다. 각 팀이 실책으로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전반적으로 실책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까지 힘을 얻고 있다.
3일 프로야구에서는 총 11개의 실책이 나왔다. KIA-한화전에서 1개, LG-넥센전에서 2개, SK-두산전에서 3개, 롯데-NC전에서는 5개의 실책이 기록지에 표기됐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실책일 뿐이다. 보이지 않는 실책까지 합치면 훨씬 더 많았다. 이러다보니 예년보다 각 팀의 수비력과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금까지의 상황만 놓고 보면 사실에 가까운 이야기다.
2일 대전 KIA전에서 실책 2개와 어설픈 중계 플레이가 속출하며 역전패했던 한화는 3일 경기에서는 실책이 하나도 기록되지 않았다. 그러나 실책성 플레이는 있었다. 4회 1사 1,2루에서 신종길의 좌익수 방면 타구를 추승우가 발 빠르게 따라 갔으나 마지막 순간에 놓쳤다. 9회 무사에서는 김상훈의 좌익수 방면 뜬공 때 연경흠이 낙구 지점을 찾지 못했다. 두 장면 모두 실책이 주어지지는 않았으나 아쉬운 수비였다. 이는 모두 실점으로 이어졌다.

목동에서도 기록되지 않은 실책들이 더러 보였다. 2회 장기영의 중앙 방면 타구를 정확히 잡아내지 못한 오지환은 1회에 이어 두 번째 실책이 기록될 뻔했다. 2일 경기에서 호수비 퍼레이드를 선보였던 넥센 또한 7회 강정호의 빗나간 송구와 내야수들의 수비 위치 파악 실패로 대량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잠실에서는 그 수비 잘한다는 최정(SK)이 연달아 실책 2개를 범하는 보기 드문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마산에서도 쏟아진 실책이 경기양상까지 좌우했다. NC는 신생팀의 한계를 수비력에서 느끼고 있다. 3일 1-1로 맞선 9회초에서는 병살 플레이 중 조영훈이 공을 떨어뜨려 1점을 내줬다. 공교롭게도 NC가 9회말 동점을 만든 것은 전준우의 실책이 호재로 작용했다. 조영훈의 중전안타 때 공을 한 번 떨어뜨리며 2루를 허용했다. 이는 이호준의 동점 적시타로 연결됐다. 한 번씩 주고 받은 셈이다.
시즌 초반이라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실책이 많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선수들의 수비 기본기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 또한 높다. 한 구단 코치는 “전지훈련 내내 수비 연습만 하다 끝난 것 같은데 아직도 멀었다”고 푸념할 정도로 젊은 선수들의 기본기가 약하다는 지적이다.
결국 여기서 각 팀의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도 엿보인다. 수비는 하루 이틀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시즌 중에 보강하기도 어려워 언젠가는 밑천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당장 수비에서 문제가 드러난 한화와 NC는 아직 승리를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만났던 팀도 팀 실책이 가장 적었던 SK와 삼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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