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평호야… 내가 니 땜에 몬살겠다”
4회 1사에서 박재상의 타구가 좌익수 방면에 떴다. 좌익수 조평호는 거의 정위치에서 타구를 기다렸다. 팬들의 시선이 공을 쫓았다. 여기저기서 “잡아라… 잡아라”라는 술렁거림이 들렸다. 그러나 조평호는 이런 관중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낙구 지점을 잘못 파악한 탓인지, 아니면 공이 조명 속으로 숨은 탓인지 글러브를 제대로 갖다 대지 못했다. 실책이었다. 관중석에서는 탄식이 새어나왔다. 이를 비롯해 아쉬운 플레이가 여럿 나온 NC가 창단 첫 연승에는 실패했다.
NC는 11일 잠실 LG전에서 역사적인 1군 무대 첫 승을 거뒀다. 7번의 실패 끝에 얻은 귀중한 결실이었다. 더 고무적인 것은 올 시즌 들어 가장 깔끔한 내용이었다. 그간 NC를 괴롭혔던 실책이나 어설픈 플레이가 거의 없었다. 많은 이들은 NC의 선수들이 경험을 쌓으면서 점차 나아질 것이라 기대했다. 잠재력이 풍부한 팀인 만큼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런 생각은 NC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12일 마산 SK전을 앞둔 고참급 선수들은 첫 승을 거둔 만큼 선수들이 좀 더 여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이현곤은 “선수들이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버스 안에서도 다들 금세 자더라”라고 웃으면서 “(첫 승에 대한) 부담감을 덜었으니 앞으로 내용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조영훈 역시 “한 번 이겼으니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홈팬들 앞에서도 승리를 신고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NC 선수들의 어깨를 짓눌렀던 것일까. NC 선수들은 경기 초반 좀처럼 긴장을 풀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2회 박진만이 중견수와 유격수 사이에 뜬공을 쳤을 때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1-3로 뒤진 4회에는 박재상의 평범한 뜬공을 좌익수 조평호가 잡지 못하며 1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선발 아담 역시 3회와 4회 연달아 보크를 범하며 흔들렸다. 마음먹고 도루를 시도한 SK 주자들을 너무 신경 쓰다 보크를 지적받았다. 두 번 모두 견제 동작에서 이미 자유족이 홈을 향했다는 것이 심판진의 판단이었다. 아담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확실히 1루 쪽으로 향했다고 보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7회 2사에는 김종호가 기습번트로 출루하는 듯 했으나 심판진은 김종호의 발이 이미 타석에서 약간 벗어났다고 판단해 부정타격 아웃 판정을 내리기도 했다. 8회 무사에서 마낙길의 도루 시도가 좌절된 것도 아쉬웠다. 모두 한 끗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1-5로 뒤진 상황에서 6회 2점을 따라가는 등 분전했지만 경기 초반의 열세를 끝내 만회하지 못한 NC는 3-5로 졌다. NC는 13일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SK를 상대로 다시 한 번 홈 첫 승에 도전한다. 선발은 이태양으로 예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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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