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입대 미룬 이태양, NC의 '영웅' 되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04.14 06: 45

"저 군대 미뤘어요".
지난해 말 프로선수들의 군 입대가 결정될 무렵 넥센 히어로즈 소속이었던 사이드암 이태양(20, 현재 NC 다이노스)은 상무 서류 합격 통보를 받았다. 이미 군입대를 마음먹고 군대에 가기 전 마음껏 길러보겠다며 머리도 기르고 있던 그였다.
그러나 이태양은 상무 체력검사를 하루 앞두고 갑자기 군 입대를 미뤘다고 했다. 김시진 전 감독이 물러나고 염경엽 신임 감독이 온 상황에서 새 전력 구상에 이태양이 포함됐다. 이태양은 군입대를 미루고 훈련에 매진해왔다.

지난해 11월 이태양의 야구 인생은 다시 급작스러운 전환기를 맞았다. NC가 보호선수 20인 외 지명으로 이태양을 고른 것이다. 이태양이 2011년 신인으로 즉시전력감이 아닌 데다 이미 한현희, 마정길, 조용훈 등 많은 '잠수함' 불펜을 보유한 넥센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보호선수 제외였다.
군대에 예정대로 입대했더라면 겪지 않을 일이었다. 그것이 바로 이태양의 운이었던 것일까. 이태양은 새 유니폼을 입고 프로 첫 선발 기회를 얻었다. 그는 13일 창원 SK전에서 '6이닝 노히트' 완벽투를 선보이며 팀의 4-1 승리를 이끌고 프로 데뷔 첫 승리를 따냈다.
팀도 역사적인 홈구장 첫 승리를 거두며 기쁨이 두 배가 됐다. NC로 가기 전까지 1군 통산 기록이 9경기 출장 1패 1홀드에 불과했던 어린 투수의 뜻깊은 호투였다. 이태양은 이날 SK 타자들을 바깥쪽 공으로 요리하며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뽀얀 피부에 아직 어린 티가 나는 이태양의 공 하나 하나에 홈팬 관중들은 열광했고 NC의 미래는 밝아졌다. 몇 번의 큰 일을 겪으며 성장한 이태양이 진짜 '큰 일'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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