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중왕이 아니어도 괜찮아!’
SBS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가 지난 14일 드림스테이지라는 특별 방송을 통해 시즌1,2 의 통합 우승자를 가렸다. 주인공은 시즌1 준우승자 이하이와 시즌2 TOP4에 오른 이천원으로, 이들은 팝스타 리한나와 에미넴의 곡 ‘러브 더 웨이 유 라이(Love the way you lie)' 콜라보레이션 무대로 최고점을 얻어 왕좌에 등극했다.
통합우승자라는 타이틀은 거창하지만 이들의 무대에선 여유가 느껴졌다. 이하이와 이천원은 선곡과정에서부터 본무대에 오르기까지 ‘K팝스타’ 경연에 나설 때보다 어깨에 힘을 뺀 모습이었다. 무대에서 곡에 집중하는 모습은 여전했지만, 통합우승자 타이틀을 반드시 따내겠다는 비장함은 이들 사이에 없었다. 이는 이하이와 이천원을 비롯해 이날 함께 무대에 선 박지민과 악동뮤지션, 백아연과 신지훈, 박제형과 라쿤보이즈, 윤현상과 앤드류최, 이승훈과 방예담 역시 마찬가지였다.

힘을 뺀 덕분일까, 오히려 기존 보다 더 매력적인 무대를 꾸민 참가자들도 있었다. 이승훈과 방예담은 량현량하의 ‘학교를 안 갔어’ 무대를 선보인 가운데, 가사에 어울리는 안무를 두 사람이 상황극을 펼치듯 주거니 받거니 하며 재치 넘치게 표현하는데 있어 여유는 큰 힘을 발휘했다. 1위 등극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면 학교를 안 간 상황을 그토록 천연덕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었을까. 아름다운 화음으로 무대를 뒤흔든 윤현상과 앤드류 최의 ‘사랑하기 때문에’ 콜라보레이션은 무대 직후 참가자들끼리 점수에 대한 농담 섞인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으로 유쾌하게 완성될 수 있었다.
이날 ‘드림스테이지’는 왕중왕전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긴 했지만 그 보단 ‘K팝스타’ 참가자들의 축제, 또는 경연 후일담에 가까웠다. 날카로운 눈매로 참가자들의 무대 위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는 심사위원 3인도 없었고, 통합 배틀이라는 명칭은 붙었지만 기실 우승은 하든, 안하든 큰 차이가 없었다. 시즌1,2 통합 우승자 타이틀이 명예로울 순 있지만 이들 사이에선 이보다 더 중요한 게 많아 보였다.
살 떨리는 본선 과정과 생방송 경연은 끝났고 우승자도 가려졌다. 통합 우승자 타이틀도 누군가에겐 씌워졌다. ‘K팝스타’의 ‘드림스테이지’가 어느 때보다 보기 편하게 느껴졌다면 이는 5개월여 동안 짓눌린 막중한 부담감과 경쟁심에서 벗어나 이제 막 자유를 누린, 유독 10대 참가자가 많았던 미래의 K팝스타들의 해사한 모습이 비로소 드러났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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