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쪽에서는 우리 중심타자를 언급하고 2군 선수를 주려고 하니 트레이드가 될 수가 있나”.
첫 단추부터 잘못 꿴 감이 크다. 등가교환의 원칙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이 들었다면 구단에서라도 보완책을 던져줬어야 하지 않을까. “트레이드가 어렵다”라며 이맛살을 찌푸린 김응룡 한화 이글스 감독의 한숨은 더욱 무거웠다.
김 감독은 지난 19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한 선수단 보강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마침 한화는 신생팀 NC와의 안방 3연전 마지막 날 상대팀의 트레이드를 밖에서 지켜봤다. NC는 베테랑 우완 계투 송신영과 신예 사이드암 신재영을 넥센에 주고 내야수 지석훈과 이창섭, 외야수 박정준을 데려오는 2-3 트레이드를 했다. 넥센은 계투진을 보강하고 NC는 야수층을 두껍게 하고자 하는 트레이드였다.

그러자 김 감독은 “내 힘으로 안 돼”라며 이맛살을 찌푸렸다. “이제는 트레이드가 감독 힘으로 되지 않는다. 상대팀은 클린업 트리오에 드는 우리팀 중심타자를 달라고 하고 반대급부로 2군 선수 카드를 내밀더라. 그러니 안 될 수 밖에”. 김 감독 취임 이후 한화는 두 차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지난해 11월 한화는 롯데에 ‘스나이퍼’ 장성호를 주고 제주국제대 출신 신인 좌완 송창현을 받았다. 그리고 시즌 개막을 앞둔 지난 3월 외야수 이상훈을 삼성에 주고 좌완 길태곤을 받아오는 두 번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 가운데 세간의 큰 반향을 가져온 것은 장성호-송창현 트레이드다.
장성호는 1996년 해태 데뷔 이래 통산 타율 2할9푼7리를 기록한 베테랑. KIA 시절이던 2008시즌 이후 한 번도 3할 고지를 등정하지 못하며 타율이 많이 떨어지기는 했으나 풀타임 시즌 소화라면 이골이 난 선수다. 반면 송창현은 아직 프로에서 아무것도 보여준 것이 없는, 아마추어에서도 A급 실적을 남긴 좌완은 아니다. 그런데 이 두 선수가 표면적으로는 같은 값으로 바뀌었다.
물론 트레이드 손익은 당장 결정할 수 없다. 송창현이 한화 팜에서 단계적으로 성장해 로테이션을 믿음직하게 소화하는 좌완 파이어볼러가 된다면 한화가 훨씬 성공한 트레이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송창현은 2군에 있고 장성호는 어쨌든 롯데 라인업에서 출장 기회를 얻고 있다. 무엇보다 저력 있는 베테랑과 미검증 신인 좌완이 1-1 등가로 바뀌었다는 점이 컸다. “중심타자를 언급하면서 2군 선수 카드를 내놓더라”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당당한 체구를 지닌, 과거 선동렬 KIA 감독의 현역 시절 데칼코마니 투구폼 같은 송창현은 매력적인 유망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신인을 데려오면서 검증된 베테랑 타자 한 명을 등가로 바꿨다. 이대호(오릭스)에 이어 김주찬(KIA), 홍성흔(두산)이 잇달아 팀을 떠나며 타선 약화 현상이 컸던 롯데가 급했던 트레이드였는데 송창현 한 명 만으로 반대급부가 한정되며 롯데에 유리한 트레이드로 변모했다.
그리고 현재 감독은 “트레이드가 이제는 쉽지 않다”라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왜 5개월 전 구단 내부에서는 트레이드 확정 이전 ‘카드를 더 붙여야 한다’라는 조언이 나오지 않았을까. 어쨌든 한화는 올 시즌을 트레이드 없이 자력 갱생의 시간으로 보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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