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직구 위주의 투구를 펼치는 선발 투수. 그만큼 힘 대 힘에서 당겨치기보다는 밀어치는 타격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고 우타자가 나섰음에도 극단적으로 오른쪽으로 끌어 온 시프트가 적중했다. 한화 이글스의 1회말 우측 극단 시프트가 없었다면 데니 바티스타의 승리도, 팀의 탈꼴찌 꿈도 물거품이 될 수 있었다.
한화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두산전에서 5회 터진 이대수의 결승 적시타와 선발 데니 바티스타의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한화는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4승 14패(21일 현재)를 기록하며 5연패로 주춤한 신생팀 NC를 제치고 9위에서 8위로 올라섰다.
특히 이날 경기 승부처 중 하나는 바로 1회말 두산 공격이었다. 한화 선발 바티스타는 선두타자 이종욱에게 우전 안타를 내준 뒤 2루 도루까지 허용했다. 뒤를 이은 손시헌의 우전 안타. 그런데 이종욱은 홈에 들어오지 못하고 3루에 멈췄다. 준족의 이종욱은 왜 홈에 들어오지 못했을까.

답은 한화의 극단적인 시프트 전개와 맞닿았다. 손시헌은 상대의 직구가 빠를 때 히팅 포인트를 앞당기기보다 바깥 코스를 염두에 두고 배트 결대로 밀어치는 스윙을 하는 타자. 지난 19일 선취점이 된 2루타도 우익선상으로 밀어친 타구였다. 한화는 이를 읽고 외야수 3인을 극도로 우측에 끌어갔다. 우익수 김경언은 파울 라인 가깝게 들어섰으며 좌익수 추승우도 좌중간, 중견수 정현석까지 우중간으로 몰려갔다.
일단 선발인 바티스타가 손쉽게 150km 이상을 던질 수 있는 파워피처라는 점. 그만큼 웬만한 배트 스피드가 아니면 바티스타의 공을 처음부터 노리고 당겨 칠 생각을 하기 힘들다. 더욱이 손시헌은 상무 제대 이후 밀어치는 타격에 좀 더 집중했던 타자다. 넓은 잠실구장인 만큼 굳이 당겨치기보다는 스프레이 히터로의 변모가 선수 본인에게도 낫다.
따라서 오른손 타자 손시헌이 나왔음에도 한화가 우측 시프트를 펼친 것은 자기 투수의 유형과 상대 타자의 습성을 정확히 파악했기 때문이다. 김경언이 시프트대로 흘러간 안타를 그대로 잡아 중계할 때 쯤 이종욱이 3루를 밟았다. 그만큼 극단적으로 우측에 쏠린 시프트였다.
실점을 막은 한화는 김현수를 3루수 뜬공으로 일축한 뒤 김동주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홍성흔을 3루수 병살타로 막으며 무실점으로 1회를 마쳤다. 1-0 신승. 만약 1회말 아웃카운트 없이 실점했더라면 완패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었던 한화는 밀어치기에 확실히 대비한 시프트로 값진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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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