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먹는 방송)'이 정말 요즘 대세긴 대센가보다. 잘 먹는 연예인 5인을 게스트로 초대해 심야 시간대 1시간 동안 먹는 이야기로 프로그램을 꽉 채운 걸 보니 말이다. 25일 방송된 KBS2 '해피투게더3-먹방특집' 이야기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개그맨 김준현, 김신영, 가수 허각, 배우 김성은, 박수진은 자신들의 먹성과 관련된 과거 에피소드를 앞다퉈 늘어놓으며 망가짐을 서슴지 않았다.
'먹방특집'으로 꾸며진 이날 '해피투게더3'는 인간의 본성에 너무도 충실한 방송이었으나, 심야 시간대 TV를 보는 이들의 침샘을 무차별적으로 공략해 결국 냉장고 문을 열게 만든 잔인한(?) 방송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음식 이야기는 새 모이 만큼 밥을 먹고, 공항패션을 위해 비행기 화장실에서 힘겹게 의상을 갈아입고, 집 앞 편의점에 갈때도 풀메이크업으로 외출하는 연예인들의 그것보다 훨씬 인간미가 묻어났고, 정감이 넘쳤다.
케이블 맛집프로 MC로 '먹방' 연예인 대열에 올라섰던 김성은과 박수진의 섭외는 솔직히 의외의 카드였지만, '열심히 잘 먹는' 연예인과 '태생적으로 잘 먹는' 연예인(김준현, 김신영, 허각)을 확연하게 구분지어 웃음코드를 제공했다.
반면 김준현, 김신영, 허각의 대결은 그야말로 자존심을 내건 불꽃 튀는 먹방 진검승부(?)가 펼쳐졌다.
최근 다이어트로 40kg대로 변한 김신영은 자신의 과거 추억들을 회상하며 경쟁자들을 긴장케 했다. 햄버거 10개, 대패 삼겹살 62인분, 핫도그 30개, 식비 300만원 등의 천문학적 숫자는 모두를 감탄하게 했고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 탄산으로 고백과 트림이 뒤섞인 얘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허각도 가수라는 직업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자신을 내려놨다. 팬미팅 때 닭다리를 흡입했던 이야기, 햄버거 세트 30개를 1시간 만에 해치운 일화는 상대방 게스트를 충분히 긴장케 했다.
김준현은 두 사람과 달리 양보다는 요리의 질과 먹는 방식에 집착하는 미식가적 면모를 내비쳤다. 자르지 않고 냉면먹기, 삼각김밥 3번에 먹기, 감기 치료약(?)으로 사용하는 삼겹살을 비롯해 상견례 자리에서 소갈비를 먹고 20년만에 급체한 이야기 등은 그의 섬세한 미각과 예민한 소화기관을 뒷받침했다.
그를 '지존'으로 거듭나게 만든 건 야간매장 메뉴로 내세운 곱창버거. 네티즌은 '역시 잘 먹는 사람은 그냥 아무거나 섞어도 맛있게 잘 먹는구나'라는 댓글로 엄지를 치켜세웠다. '먹방특집' 게스트들은 김준현의 곱창버거 시식에 방송을 잊은 듯 스스로 만들어 음식을 흡입해 웃음을 유발했다.
자신을 그럴싸한 포장으로 애써 감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인간미를 보여주는 그들. '망가짐의 미학'을 몸소 실천하는 먹어야 사는 그들.
매번 어느 프로그램을 나가도 먹는 것에 집중된 질문 세례를 받는 그들을 위해 애초 '먹방특집'이라는 멍석을 깔고 초대한 '해피투게더3'는 세련된 데코레이션이나 맛깔나는 조미료 없이도 깊은 맛이 잔뜩 우러나는 청국장과 같은 방송이었다.
gat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