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사랑할 때’ 송승헌이 비록 신세경에게 푹 빠져서 사랑 앞에서는 사춘기 소년 같은 행동을 한다고 해서 잠시 잊었던 것이 있었다. 바로 이 남자가 고리대금을 챙기기 위해 주먹을 쓰던 거친 남자라는 것을 말이다. 송승헌이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보스 이성민의 성대모사를 곁들인 치명적인 협박으로 시청자들을 전율하게 만들었다.
송승헌은 지난 25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 8회에서 이성민의 말과 행동을 따라하는 협박 연기로 모두를 숨죽이게 했다. 송승헌은 이 드라마에서 거친 인생을 살다가 대부업체 사장으로 성공한 한태상 역을 맡아 당돌한 20대 여자 서미도(신세경 분)를 상대로 마흔 인생 처음으로 순수한 사랑을 하고 있다.
미도 앞에서는 허둥지둥대는 게 일쑤지만 폭력과 협박을 일삼던 과거 행적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그리고 잠재된 성향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이날 방송은 구용갑(이창훈 분)이 회사 투자를 방해하는 일을 거듭하자 태상이 반격하는 전개가 펼쳐졌다.

태상은 용갑의 사무실로 찾아가 허를 찌르는 비수를 꽂았다. 용갑은 태상의 전 보스(이성민 분)에게 30억 원을 빌린 후 갚지 않은 상태. 용갑은 보스가 죽으면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 태상은 자신을 비열하게 괴롭히는 용갑을 옭아맬 카드로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어떤 상황에서도 예의를 지켰던 태상이 180도로 변했다. 보스를 연상하게 하는 위협적인 말투와 행동으로 용갑을 기겁하게 만든 것. 용갑의 성대모사를 하듯 읊조리며 협박하는 태상의 행동은 용갑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도 잔뜩 긴장하게 만들었다.
태상이 7년 전 보스와 용갑만 알고 있는 줄 알았던 채무관계를 눈치 채고 있었다는 반전은 성대모사 장면 하나로 심장이 쫄깃해질 정도로 긴장감 넘치게 그려졌다. 이 드라마의 성공 요건인 섬세한 연출과 허를 찌르는 전개는 송승헌의 잘짜여진 연기와 만나 잊지 못할 명장면으로 탄생했다.
태상 역의 송승헌은 이성민이 연기했던 보스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손가락을 움직이고 고개를 까닥 돌리거나 눈을 내리깔고 협박하는 모습은 송승헌이 아닌 보스 역의 이성민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송승헌이 이성민으로 보이기 위해 표현한 중압적인 목소리와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 연기는 안방극장을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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