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손익은 당장 알 수 없다. 유망주가 포함된 경우 그 선수의 성장 과정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3년 전만 해도 LG 트윈스가 실패했다던 평을 받은 2008년 LG와 두산 베어스의 2-2 트레이드. 지금은 LG가 ‘또치’ 김용의(28) 덕분에 웃고 있지 않은가.
의장대 현역병 출신 김용의는 올 시즌 LG 1루를 맡으며 20경기 4할4리 7타점 5도루(29일 현재)를 기록하며 타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83경기 2할4푼7리 2홈런 21타점으로 가능성을 비춘 동시에 근성 넘치는 플레이로 김기태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김용의는 현재 LG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 중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김용의가 5년 전 트레이드를 통해 가세했던. 한 때는 팬들도 큰 기대감을 갖지 않던 선수 중 한 명이라는 점. 시계를 2008년 5월로 돌려본다. 당시 김재박 감독이 이끌던 LG는 투타 심각한 엇박자 속 최하위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특히 주전 우익수감으로 염두에 뒀던 포수 출신 좌타 거포 이성열(넥센)이 공수에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며 결국 전지훈련에도 가지 못했던 안치용(SK)이 우익수로 기회를 얻던 시기다.

이 때 LG가 염두에 둔 것은 투수진 강화. 반대로 당시 두산은 홍성흔의 포수 포지션 포기와 함께 당시 정포수였던 채상병(삼성)과 안방을 공유할 포수가 필요했다. 또한 당시 두산 지휘봉을 잡고 있던 김경문 감독은 포텐셜 만큼은 대단한 이성열을 주목했다. LG는 2007년 두산에서 7승을 올렸던 해외파 우완 이승학을 데려오고자 했다.
트레이드 테이블이 처음 차려졌을 당시 LG로 가는 카드 원안은 이승학에 내야수 오재원이 포함된 트레이드였다. 그러나 이승학이 당시 허리 부상으로 인해 재활군에서 몸을 만드는 데 집중했고 오재원도 전력에서 배제된 베테랑 안경현, 초반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정원석, 무릎 수술 후유증으로 제 몸 상태가 아니던 최준석 등을 대신해 1루 수비까지 소화하던 시기다. 오재원은 당시 두산이 내줄 수 없던 카드다.
따라서 두산은 이승학 카드를 이재영(SK)으로 교체하고 오재원을 비슷한 플레이 스타일의 김용의와 바꿔 수정된 안을 제시했다. 이재영은 2004시즌 직구 만으로도 필승 계투 노릇을 하던 파워피처 우완이었으며 김용의는 당시 2차 4라운드로 입단한, 1-3루와 코너 외야 소화가 가능한 유망주였다. 그리고 두산은 2007시즌 중 무릎 부상으로 수술받은 뒤 LG 2군에서 실전 감각을 쌓던 포수 최승환(한화)과 이성열을 받았다. 트레이드 최종 발표일은 6월 3일이었다.

2010년까지의 결과는 두산의 승리였다. 최승환이 채상병과 안방을 공유한 동시에 2009, 2010시즌 개막전 선발 포수로 나서는 등 쏠쏠한 활약을 했고 이성열은 2010시즌 2할6푼3리 24홈런 86타점의 성적을 올리며 거포 포텐셜을 현실화했다. 반면 이재영은 2009시즌 11세이브를 올리기도 했으나 안정감이 다소 떨어진 모습을 보이다 2010시즌 중반 SK로 트레이드 되었다. 김용의는 2009시즌 후 상무, 경찰청에 입대하지 못하고 의장대 현역병으로 군입대했다. 제대 후 선수 생활을 재개할 수 있을 지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최승환은 젊은 주전 포수 양의지의 대두와 함께 기회를 잃고 2011년 11월 2차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한화 이적했다. 2011시즌부터 허벅지 부상 등으로 인해 제 실력을 뽐내지 못했던 이성열은 2012시즌 중반 오재일과의 1-1 트레이드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이재영도 LG는 떠난 지 오래되었으나 가장 성공 가능성이 희박해보이던 김용의가 유일하게 이적팀에 그대로 남아 이제는 필수 요원이 되고 있다.
트레이드는 당장으로 희비를 가늠할 수 없다. 무엇보다 유망주가 포함된 트레이드라면 그 선수를 장기적으로 지켜보고 가능성의 현실화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트레이드 당시 가장 알려지지 않았던, 게다가 현역병 입대로 선수생활 재개 여부도 알 수 없었던 김용의의 현재 활약상은 트레이드에서도 충분히 ‘새옹지마’ 케이스가 나올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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