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매직인가.
KIA 좌완 투수 양현종(25)의 어깨가 뜨겁다. 지난 2009년 12승, 2010년 16승을 거두고 에이스급 투수로 성장했다. 그러나 2011년 7승, 2012년은 1승에 그쳤다. 심각한 부상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올해는 개막 5경기에서 벌써 4승을 따내고 있다. 승리만 쌓은게 아니다. 내용도 좋다.
지난 2년간 평범한 투수로 전락했던 양현종의 재기는 어떻게 성공했을까. 여기에는 선동렬 감독의 '양현종 프로젝트'가 자리잡고 있다. 작년 시즌을 마치자마자 양현종에게 올인했던 것이 그대로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선 감독은 작년 오키나와 가을 마무리 캠프를 앞두고 "양현종을 내년에는 무조건 선발로 쓰겠다"고 공언했다. 여기에는 양현종을 선발로 기용해야 앤서리 혹은 김진우를 마무리로 돌릴 수 있다는 현실적인 계산이 깔려있었다.
그리고 오키나와 가을캠프에서 기술적인 치료와 심리적인 치료를 병행했다. 양현종의 문제는 투구시 밸런스를 찾지 못해 제구력, 스태미너 모두 문제였다. 불펜에서 꾸준히 볼을 던지게 했다. 동시에 혹독한 러닝을 통해 하체 근력을 키웠다.
효과는 곧바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여전히 투구밸런스에 기복이 있었다. 당시 선감독은 "처음 50~60개 볼을 좋다가 갑자기 밸런스가 흐트러지더니 다시 안좋아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규제 투수 코치는 "볼을 던지다가도 밸런스가 무너지면 쉬게 했다. 반대로 밸런스가 좋으면 계속 볼을 던졌다"고 말했다.
그래서 자신감도 동시에 불어넣었다. 선 감독은 양현종에게 "너의 직구는 가운데만 던져도 상대타자가 건드리기 힘들 정도로 좋다. 자신감을 갖고 던지면 무조건 통한다"고 말했다. 2010년 양현종의 직구는 필살기였다. 타점이 높은데다 구속이 빨라 알고도 치기 힘든 구종이었다. 선 감독은 직구의 구위를 되찾는 것이 핵심이라고 여겼다.
스프링캠프까지 꾸준히 볼과 근력운동을 했다. 다음 단계는 실전을 통해 양현종의 구위와 감각을 끌어올리기였다. 스프링 캠프부터 대외 실전이 열리면 가장 먼저 양현종을 선발투수로 내보냈다. 양현종은 캠프 실전에서 팀내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투구를 했다. 150km가 넘는 볼을 뿌리기 시작했고 특히 일본팀을 상대로 호투를 하면서 자신감을 얻기 시작했다. 자신의 볼에 대한 믿음이 살아난 것이다.
결국 개막 이후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5경기에서 30⅔이닝을 던졌는데 이닝당 투구수는 15개 정도로 이상적인 수준이 되었다. 볼넷은 12개에 불과해 9이닝당 3~4개 수준이다. 더욱이 최근 2경기(14⅓이닝)는 공격적인 투구와 완급조절까지 더해져 이닝당 투구수는 13개, 볼넷은 3개에 불과했다.
자신이 던지고 싶은 곳에 공을 던졌고 이제는 에이스로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양현종 프로젝트는 성공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선동렬 감독은 "자신의 볼에 자신감이 붙으면서 제구력도 좋아지고 있다. 투구수도 훨신 줄어들고 있다"고 흡족해했다. 선 감독의 믿음속에서 돌아온 양현종은 다승과 방어율(1.17)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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