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사랑할 때’가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화약고 속에 네 남녀를 집어넣고 있다. 그 중심에는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신세경이 있다. 그는 드라마에서 갈팡질팡, 두 남자 사이를 오고가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밉상 어장관리녀’는 아니다.
MBC 수목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는 네 남녀의 얽히고설킨 치정 멜로를 담는 드라마. 현재 가난이라는 굴레로 인해 당돌한 면모 속에 자격지심이 있는 여자 서미도(신세경 분)가 거친 인생을 산 남자 한태상(송승헌 분)과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순수한 남자 이재희(연우진 분)의 사랑을 동시에 받으며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도는 태상과 연인관계이지만, 태상에 대한 두려움과 재희의 순수한 사랑을 뿌리치지 못한 채 혼란에 휩싸이고 있다. 지난 1일 방송된 9회는 태상이 재희와 미도의 친분을 알게 되는 급박한 전개가 펼쳐졌다. 아직 두 사람이 서로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은 알지 못하지만 미도가 재희로 인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시간문제다.

미도가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면서 이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의 애간장이 타들어가는 것은 사실. 미도가 모든 갈등의 중심에 있지만 그렇다고 안방극장의 공공의 적은 아니다. 신세경이 연기하는 미도는 두 손에 남자 한명씩 쥐고 흔드는 흔한 ‘어장관리녀’가 아니기 때문.
이 드라마를 집필하고 있는 김인영 작가는 사랑으로 울고 웃는 네 남녀의 행동에 있어서 이해 가능한 당위성을 부여하고 있다. 미도가 두 남자에게 선 긋기를 확실히 하지 않는 행동마저도 설득력 있게 그리며 캐릭터의 힘을 실어주고 있다. 태상의 거친 인생의 단면을 봤던 미도로서는 태상이 두려운 존재.
여기에 태상에게 경제적인 도움도 받고 있어 자격지심이 있다. 새로운 남자 재희를 거절하려고 해도 태상과 미도의 가치관의 차이로 인해 벌어진 틈에 어느새 재희가 들어와 있다. 미도가 조금은 답답할지언정 태상과 재희를 오고가도 시청자들의 미움을 한몸에 받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김 작가가 깔아놓은 멍석에서 미도를 연기하는 신세경이 잘 뛰어노는 것도 미도라는 인물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신세경은 톡톡 튀면서도 상처를 숨기고 사는 미도라는 인물을 연민 가득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는 극의 전개와 캐릭터상 자칫 잘못하면 밉상으로 전락할 수 있는 인물을 날이 갈수록 설득력 있게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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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