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를 찾아 연예계를 어슬렁거리는 홍보맨을 본 일이 있는가.
우리는 홍보 영역에서 활약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홍보맨’이라고 부른다. 소위 말하는 ‘꺼리(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홍보맨들은 한층 바빠졌다. 하루 24시간 내내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검색한다.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를 둘러보며 유행하는 단어를 보고 팬들의 동향을 살핀다. SNS도 놓칠 수가 없다. 때에 따라 네티즌 수사대의 움직임에 촉을 세우기도 한다.

홍보맨들은 이를 토대로 기본이라고 하는 자료를 만든다. 사진으로 보도 자료들을 만들 때 몇 가지 공식들이 있다. 벗거나 싸우거나, 연예인의 흑역사 또는 리즈시절을 공개한다. 여의치 않을 때에는 연예인이 개인 SNS에 잠들기 전, 씻고 난 후 올린 자연스러운(?) 민낯 사진을 토대로 꿀피부, 아기피부를 인증하거나 청순미를 과시한다. 네티즌들은 ‘뭐, 이런 걸 다 올리냐’, ‘안 궁금하다’고 하지만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가수들의 데뷔, 컴백, 마지막 방송, 콘서트, 프로모션, 해외진출까지 ‘홍보’가 안 끼는 영역은 한 곳도 없다.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첫 방송 전까지 붐업을 위해 제작진은 골몰한다. 시청률이 안 나올 때 의지할 수 있는 창구는 홍보뿐이다.
드라마로 넘어와도 문제는 복잡하다. 출연자와 제작진의 입장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간단할 수 있는 사진 하나를 자료로 낼 때도 고충은 따른다. 이슈만 따졌을 때는 이보다 좋을 수 없는 사진 한 장이 배우들의 이미지에 반한다는 이유 때문에 반려되는 경우가 많다. 남녀 주인공이 다정하게 서로를 바라보며 웃는 사진은 열애설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아서, 촬영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웃고 떠드는 모습은 신비감이 없어서 안 된다.
예능 프로그램도 어렵긴 마찬가지. 일부 케이블 프로그램에서는 과도한 욕심으로 선정성 짙은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해 논란을 만들었다. 한 케이블 방송사는 아무 연관없는 두 연예인의 속궁합을 ‘배려심 깊게’ 보도자료로 발표해 불쾌함을 낳았다. 홍보맨들의 과욕으로 정가은은 졸지에 배우 김성수에게 프러포즈를 했고 신봉선은 조혜련 때문에 하우스 푸어가 됐다. 자료만 놓고 보면 막장 드라마가 따로 없다. 시청자들의 비난 속에 프로그램을 띄우는데는 성공했지만 이미지는 추락했다.
너무 건전하면 화제가 안 돼 문제, 너무 자극적이면 선정적이라 문제. 그래서 홍보는 어렵다. 잘하면 본전, 못하면 욕이 한 바가지 쏟아지는 직업이 홍보다. 그래도 이 쪽에서 일하는 사람 중에 홍보맨들의 열정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뜨겁다.
10여 년 째 연예계 홍보 분야에 몸 담고 있는 한 관계자는 성취감에 일의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에는 성취감이 큰 직업이다. 내가 담당한 작품이 잘되면 자부심이 생긴다. 또 홍보맨은 대표성을 띄는 사람이다. 그래서 부담감도 크지만 주체적으로 일을 진행해 간다는 즐거움이 있다. 파트너가 도와줘 고맙다고 하면, 덕분에 잘됐다고 하면 사람인지라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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