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다큐영화 찍는 김정권 감독,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3.05.03 16: 31

‘동감’ ‘화성으로 간 사나이’ ‘바보’ 같은 감성 멜로 영화를 주로 찍어온 김정권 감독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다. 한 아마야구 대회를 중심으로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기로 했다.
김 감독이 포커스를 맞출 대회는 ‘제 4회 니베아 맨 컵 전국 생활체육 야구대회’다. 이 대회는 독특하게 전국에서 활동 중인 사회인 야구팀과 5개 연예인 야구팀이 섞여 우승컵을 놓고 한바탕 힘을 겨룬다. 그리고 경쟁과 화합이라는 스포츠 정신에 입각해 16강 진출 팀 중에서 올스타팀을 구성해 일본 사회인 야구팀과 드림리그도 펼친다.
이런 대회 방식이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어 질 수 있는 극적인 요소를 곳곳에 숨겨 놓았다. 그렇다고 뚜렷한 시나리오가 잡혀 있는 것은 물론 없다. 그야말로 리얼 스포츠 다큐멘터리다. 감성 멜로 영화로 이름 높은 김정권 감독이 리얼 다큐멘터리에 도전하는 배경을 알아 봤다.

-전혀 새로운 영역이다. 어디에 중점을 둘 생각인가.
▲ 사람은 누구나 꿈을 갖고 산다. 우리 영화계만 봐도 리틀 야구를 했던 장진 감독도 있고, 야구 선수를 꿈꿨다가 부상으로 인해 꿈을 접은 이들도 많다. 직장을 다니면서 사회인 야구를 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는 이런 사연들이 또 얼마나 많겠는가? 잔잔한 일상 생활 속에서도 언뜻 생각나는 어릴 적 꿈. 그 꿈을 잊지 못해 사회인 팀에서 야구에 대한 꿈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 대회에 많이 참가해야 할 듯하다.
▲ 야구대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연들을 검토하고, 또 출전 심사를 통과한 인원들 중에서 사연이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 집중적으로 인터뷰를 할 생각이다. 그 과정을 통해 공감대를 이룰 만한 감동적인 이야기를 뽑아 낼 계획이다. 배우가 아닌 일반인들이고 각본도 없기 때문에 그야말로 살아있는 리얼이다. 야구에 매료 된 사나이들의 감춰뒀던 열정들을 솔직하게 담고 싶다.
-못다 이룬 꿈을 담고 있는 영화들이 많았는데….
▲ ‘메이저리그’나 ‘그들만의 리그’ 같은 영화들이 많이 나왔다. 최근에 인상 깊게 봤던 것은 ‘굿바이 홈런’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원주고등학교 야구부의 실제 이야기를 담은 영화인데 대학입시와 프로야구 입단이라는 바늘구멍을 뚫어야 하는 간절함이 영화 전반에 극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었다. 우승인 아닌, 1승이 목표였던 학교의 현실을 솔직하게 다뤘는데 거칠고 투박하지만 원주고 학생들의 생생한 꿈이 담겨 있어 진솔하게 다가왔다.
-실제로 야구를 좋아하나?
▲ 어릴 때 프로야구 출범을 지켜봤다. 고향이 전주이다 보니 해태 타이거즈 어린이 회원에 지원했다가 일찌감치 마감이 되는 바람에 ‘OB 베어스’ 어린이 회원이 됐다. 마침 그 해 OB가 우승을 하는 바람에 야구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전주를 연고로 한 쌍방울이 창단 되면서 자연스럽게 쌍방울 팬이 됐고, 당시 대학 동기들이나 후배들이 나 때문에 쌍방울 팬으로 포섭 되기도 했다.
-영화 감독 중에도 야구광이 많다고 들었다.
▲ 장진 감독이 대표적인 영화광이다. 장 감독의 ‘간첩 리철진’에 조연출로 참여했을 때가 생각난다. 장 감독의 차 트렁크엔 항상 배트와 글러브, 야구공이 실려 있었고 그 바쁜 와중에도 틈만 나면 캐치볼을 했다. 장 감독의 공이 은근히 강속구인데 포수 미트가 아닌 일반 글러브로 그 공을 받다 보니 손이 퉁퉁 붓기도 했다. 한번은 양수리 세트장에서 캐치볼을 하다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공을 일부러 빠트려 계곡으로 잃어버리게 한 적도 있었다.
-이번 다큐에서는 어떤 면에서 극적인 요소를 찾을 생각인가?
▲ ‘감동’이 수반되는 멜로물이나 일반적인 기록물과는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연출자로서의 몫은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그들만의 이야기를 뽑아내는 게 아닌가 싶다. 평소 사회인 야구를 하는 이들을 주변에서 봐 왔는데 경기를 앞두고 있으면 좋아하는 술도 마시지 않고, 매우 진실 되게 대회에 임하더라. 게임에 대하는 진실한 마음들이 곧 극적인 요소가 아닌가 싶다. 나만의 감성으로 충분한 대화를 통해 이야기를 뽑아내고 싶다.
-일본 사회인 팀과 경기도 예정 돼 있는데.
▲ 작년 니베아 대회를 보면서 저렇게 열심히 하는 이들을 위해 뭔가 좀더 근사한 선물이 없을까 생각했다. 영화 일로 오키나와와 인연이 좀 있는데, 니베아 맨 컵 대회와 연결이 되면 그림이 좋을 것 같았다. 국가 대항전이나 프로팀의 교류전 같은 것은 많지만 사회인 야구대회의 국가간 리그는 드물지 않을까 싶다. 한일 사회인 야구팀이 실력을 겨뤄보는 대회라면 많은 이야기가 나올 것도 같았다. 소박한 꿈이 이뤄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일본 사회인 팀 실력이 준 프로급이라 솔직히 걱정은 된다.
-따로 진행하고 있는 영화도 있다고 들었는데.
▲ 박해진과 이영아가 주연을 맡은 영화 ‘설해’가 10월 개봉 예정이다. 내 색깔대로 만든 영화이고 현재 막바지 후반 작업을 하고 있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촬영 된 작품을 암스테르담 다큐멘터리 영화제와 DMZ 다큐멘터리 영화제에 출품할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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