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이겨야할 승부에서 비기고 말았다. 가능성은 남았지만 사실상 유로파리그 진출권 획득도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다. 손흥민(21, 함부르크)의 분발도 빛이 바랬다. 떠나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함부르크는 6일(한국시간) 독일 함부르크의 임테흐 아레나에서 열린 2012-2013시즌 분데스리가 32라운드 볼프스부르크와 경기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무승부로 함부르크는 승점 1점을 추가, 13승 6무 13패(승점 45)로 보루시아 뮌헨글라드바흐(승점 44)를 밀어내고 7위로 한계단 뛰어오르는데 만족해야했다.
함부르크로서는 승점 3점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지난 31라운드 샬케04와 경기서 1-4 대패를 당한 함부르크는 리그 8위로 내려앉았다. 4위 샬케(승점 52)와 승점 7점차이기 때문에 사실상 내심 마음에 뒀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는 어렵게 됐다.
이미 물건너간 UCL 진출권은 차치하고서라도 유로파리그 진출권이 달려있는 6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볼프스부르크와 경기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 무승부로 승점 3점을 얻는데 실패, 6위 프라이부르크(승점 48)와 승점차를 3점으로 줄이는데 그쳐 유로파리그 진출권 획득도 어려워졌다.
이날 손흥민은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해 팀의 골을 위해 종횡무진했고, 멋쩍은 시뮬레이션으로 경고까지 받으면서도 골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비록 이날 자신의 시즌 12호골을 만들어내는데는 실패했지만 팀이 기록한 8개의 유효슈팅 중 4개를 홀로 만들어내며 날카로운 발끝을 뽐냈다.
그러나 함부르크는 무기력했다. 전반 20분 라파엘 반 더 바르트의 크로스를 받은 하이코 베스터만이 선제골을 만들어내기는 했지만 수비에서 거듭 문제를 노출하며 볼프스부르크의 공격에 사정없이 흔들렸다. 공격진끼리도 호흡이 맞지 않아 삐그덕거렸고, 마지막 손흥민의 슈팅 때는 자신을 향해 불만을 표시하는 동료들과 언성을 높이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토르스텐 핑크 감독은 바젤에서 보여줬던 매력적인 축구를 함부르크에서 구사하지 못하고 있고, 시즌이 끝을 향해 치닫고 있는 지금도 함부르크의 조직력은 엉망에 가깝다. 사실상 유로파리그 무대도 멀어진 상황에서 팀 동료들과 마찰까지 눈에 띈 만큼, 함부르크 자체가 전폭적인 팀 체질개선을 하지 않는다면 손흥민이 팀을 떠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지가 될 듯하다.
유럽 빅클럽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손흥민에게 이적은 충분히 고려해볼만한 선택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의 이적이 시기상조라고 생각된다면 같은 분데스리가의 도르트문트가 보이는 관심에 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골닷컴 등 다수의 언론들은 도르트문트가 손흥민 영입을 위해 1180만 유로(약 170억 원)를 지불할 생각을 가지고 있고, 손흥민 역시 분데스리가에 남기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해 충분히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
중요한 것은, 함부르크가 지금 상태를 유지한다면 손흥민이 어느 팀으로 이적하든 그 후에는 훨씬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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