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전국노래자랑'은 동명의 장수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을 영화화했다는 것 뿐만 아니라 개그맨 이경규가 제작자로 나섰다는 점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그간 '복수혈전', '복면달호' 등의 연출과 제작에 나서면서 영화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는 그이기에 세 번째 영화 도전에 모두의 관심이 쏠린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터.
제작자 이경규를 영화 촬영 내내 가까이서 지켜본 배우 류현경은 영화의 흥패와는 상관없이 이경규는 존경할 만한 사람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돈을 벌기 위해 영화를 한다기 보다는 영화 그 자체를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전언.
"영화에 대한 애정이 상당하신 분이예요. 정말 존경할만한 분이죠. 몇년전부터 '전국노래자랑'을 준비하시고 촬영을 하고 개봉하고 홍보하고, 이러한 정성들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단 한번도 제작자로서 촬영장에 오셔서 배우들, 감독님을 터치하거나 압박을 주는 것이 없었어요. 즐겁게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셨죠. 그런 면에서 단계단계보면 단순히 돈을 벌려고 영화를 하시는 것이 아닌, 영화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대단하시다는 걸 느낄 수 있겠더라고요."

이번 작품을 통해서 류현경은 제작자 이경규라는 사람을 만났고, 배우 김인권과는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미 작품을 통해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두 사람은 이번 작품에서 '아' 하면 '어' 할 정도의 찰떡궁합을 자랑했다고.

"호흡이 정말 좋았죠. 전에 작품을 같이 했었기도 했고요. 김인권씨가 의외로 내성적인 부분이 있어요. 처음엔 낯을 가리지만 잘 얘기하고 나면 김인권씨가 많이 보여주고 편하게 얘기하는 편인데 원래는 내성적이시거든요. 이번에도 제가 좀 많이 들이대서 편하게 작업했죠(웃음). 그리고 말은 안해도 서로의 마음을 읽는 느낌이었어요."
'전국노래자랑'에는 많은 이들의 사연이 담겨 있다. 류현경이 맡은 미애와 남편 봉남은 꿈을 쫓는 이들의 이야기를, 현자와 동수는 20대, 30대의 짝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보리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할아버지와 손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 영화를 본 류현경은 어떤 에피소드가 가장 인상 깊었을까. 그녀는 주저없이 할아버지 이야기를 꼽았다. 영화 보는 내내 자신의 할아버지-할머니 생각이 나 가슴이 먹먹했다고 전했다.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한 추억이 있으면 아마 모두가 공감하실 것 같아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합천에 사셨는데 어릴때는 그렇게 푸세식같은 옛날 방식이 싫었어요. 할머니한테 잔뜩 투정을 부리고 서울에 올라갈때면 그래도 할머니는 계속 손을 흔들고 저를 바라보고 계셨죠. 이후 어른이 되고 생각이 커지면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돌아가셨어요. 보리 이야기를 보면서 나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저런 추억을 만들어드리지 못했는데 생각이 들어라고요."

'전국노래자랑' 제작보고회는 다른 영화들의 제작보고회와는 사뭇 달랐다. 김인권과 류현경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무대에 올라 OST를 부르며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인 것. 당시 류현경은 랩퍼가 꿈이었다고 말해 연일 화제를 모은 바, 이에 대해 정말 꿈이 랩퍼였냐고 묻자 그녀는 깔깔 웃으며 힙합을 좋아하긴 했지만 가수가 꿈은 아니었다고 했다. 농담식으로 말한 것이 일이 커져버렸다고.
"어릴 때 지누션을 좋아했었어요. 그래서 지누션 팬사인회에 줄을 서서 다같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YG 연습생 제안을 받은거예요. 그때 '저 연기자인데요'라고 도도하게 거절했죠. 사실 조금 후회는 돼요(웃음). 하지만 그때 연습생으로 들어갔어도 절대 안됐을 거예요. 가수가 꿈은 아니었지만 제가 힙합을 좋아해서 직접 가사도 써보려고 했는데 정말 어렵더라고요. 아무나 하는게 아니에요. 그리고 실력도 그리 뛰어나진 못하고요. 지금 제가 연기자인데 랩을 하니까 많이들 편하게 들어주시는거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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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