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사롭지 않은 볼넷 페이스다.
한화 4번타자 김태균(31)은 최근 6경기 연속 볼넷을 얻어내고 있다. 지난달 28일 문학 SK전에서 역대 한 경기 최다 타이 6볼넷을 얻어낸 것을 시작으로 최근 9경기에서 무려 20개의 볼넷을 기록 중이다. 시즌 첫 20경기에서 볼넷이 4개 뿐이었지만 최근 1경기 2개꼴로 볼넷을 골라내고 있다.
어느덧 김태균은 시즌 24개의 볼넷으로 이 부문 1위로 올라섰다. 2위 LG 오지환(20개)과 격차를 점점 벌려나가고 있다. 지난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81개의 볼넷을 골라낸 김태균은 2년 연속 볼넷 1위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지금 페이스라면 올 시즌 김태균은 산술적으로 105.9개의 볼넷이 가능하다. 어디까지나 산술적인 수치이지만, 오히려 최근 기세라면 그 이상을 넘볼 만하다. 그만큼 상대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 고의4구는 하나이지만 고의에 가까운 볼넷이 많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개인 한 시즌 100볼넷 이상은 12차례밖에 없다. 2001년 롯데 펠릭스 호세가 127개로 역대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세웠고, 2003년 현대 심정수가 124개로 그 뒤를 잇고 있다. 100볼넷 이상 기록한 타자는 호세와 심정수를 비롯해 김기태, 이승엽, 장종훈, 양준혁, 트레이시 샌더스, 클리프 브룸바 등 8명 뿐이다.
가장 최근의 100볼넷은 2007년 현대 브룸바(100개). 김태균은 브룸바 이후 6년 만에 세 자릿수 볼넷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김태균이 집중 견제를 받는 데에는 위낙 위협적인 그의 타격과 볼에 방망이가 나가지 않는 선구안도 한 몫 하지만, 상대적으로 뒷타자가 약한 영향도 크다. 5번 타순이 약하기 때문에 상대는 김태균과 승부만을 피하면 그만이다.
문제는 볼넷으로 인해 타격감을 유지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는 점이다. 김태균은 5월 7경기에서 볼넷 12개를 골라냈으나 17타수 2안타로 타율은 1할1푼8리에 불과하다. 3~4월 타율 3할6푼4리에 비하면 눈에 띄게 떨어지는 수치. 김응룡 감독은 "볼넷이 많으니 타격감이 떨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태균도 "볼넷이 많은 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타격을 통해 감이 어떠한지 알아야 하는데 그럴 기회가 없다"고 답답함을 나타냈다.
하지만 최근 5번 타순에서 김경언과 오선진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김태균이 달갑지 않은 100볼넷 페이스를 뒤로 하고 타격감을 회복할 수 있을까. 김태균 개인을 넘어 한화에 주어진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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