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잇을 벗은 NC 신인 나성범(24)은 확실히 '물건'이었다.
나성범이 지난 7~9일 한화와 마산 홈 3연전에서 프로 1군 데뷔를 가졌다. 3경기에서 11타수 4안타 타율 3할6푼4리 2홈런 5타점 3볼넷으로 가능성을 유감없이 뽐냈다. 출루율 5할에 장타율 0.909. 실력과 마인드 그리고 스토리에 있어서도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는 추신수(신시내티)와 닮은 점이 아주 많다. 나성범 스스로도 "가장 닮고 싶은 선수가 추신수 선배"라고 말했다.
▲ 5툴 플레이어

추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가치 높은 선수로 평가되는 이유는 바로 '5툴 플레이어'이기 때문이다. 5툴 플레이어란 타격의 정확성과 파워, 안정된 수비력과 강한 어깨 그리고 스피드한 주루 능력 등 크게 5가지 분야에서 야수가 지녀야 할 모든 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다재다능한 선수라는 점이다.
나성범은 5툴 플레이어의 능력을 두루 보여줬다. 타격이 정확할 뿐만 아니라 1경기 2홈런을 때릴 만큼 요즘 신인치고는 보기 드물게 장타력도 갖췄다. 여기에 투수 출신답게 강한 어깨와 넓은 수비 범위를 보였고, 내야 안타를 만들어낼 만큼 발도 빠르다. 아직 손바닥 부상으로 인한 통증이 남아있어 도루를 자제하지만 공수주 삼박자를 모두 갖췄다.
▲ 스타성과 성실성
나성범은 스타성을 확실히 갖췄다. 8일 한화전에서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고, 그날에만 홈런 두 방을 폭발시켰다. 그는 "타율보다는 홈런과 타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주자가 있을 때 치면 많은 것들이 따라온다. 팬들이 원할 때 찬스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9일 한화전에서는 무사 만루 찬스에서 좌측으로 밀어쳐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찬스에서 높은 집중력을 과시했다.
성실함도 빼놓을 수 없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내가 나성범을 극찬하는 건 아주 오랜만에 나온 대형 야수 신인이기 때문이다. 요즘 보기 드문 스타일의 선수다. 야구가 흥행이 되려면 나성범 같은 선수가 커야 한다"며 "김경문 감독에게 물어 보니 야구밖에 모른다며 그렇게 성실하다고 하더라. 칭찬을 해도 겉멋 드는 스타일 아니기 때문에 칭찬을 많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성범은 "마산구장 바로 앞에 조그만 원룸을 얻어 살고 있다. 좋은 방은 나중에 얻어도 된다. 지금은 야구에 전념할 때"며 조금이라도 야구에 매달리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 투수에서 타자 전향
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나성범은 익히 알려진 대로 투수 출신이다. 허구연 위원은 "연세대 1~2학년 때 정말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왼손에 150km 이상 강속구를 내리 꽂는데 메이저리그에서도 탐낼 정도였다"고 했다. 실제로 나성범은 뉴욕 양키스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을 만큼 가능성이 대단한 좌완 파이어볼러였다.
하지만 프로 입단 후 김경문 감독의 권유 아래 타자로 전향했고 가능성을 실현시키고 있다. 나성범은 "투수를 계속 하고 싶었다. 타자를 할 줄 몰랐다"며 스스로도 자신의 모습에 놀라워하고 있다. 이 역시도 고교 시절 특급 좌완 투수로 명성을 높였으나 미국 진출 후 타자로 전향한 추신수와 닮았다. 나성범은 'KBO판 추신수'가 될 잠재력을 입증했다. 프로야구의 대형 스타 탄생이 머지 않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