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공격성, 진면모 되찾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5.23 05: 16

까다롭게 승부해야 할 때도 있지만 야구의 생명은 역시 공격성이다. 피해가는 승부로는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하기 어렵다. 그 ‘공격성’을 되찾은 류현진(26, LA 다저스)이 시즌 5승 고지를 밟았다.
류현진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미 위스콘신주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10번째 선발 등판, 7⅓이닝 동안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2실점의 역투로 시즌 5승(2패)째를 따냈다. 류현진의 평균 자책점은 종전 3.42에서 3.30으로 내려갔다. 투구수는 108개였다. 메이저리그(MLB) 데뷔 후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일각에서 제기됐던 체력 문제도 깔끔하게 일축했다.
내셔널리그 상위권 타선을 자랑하는 밀워키를 상대로, 그것도 타자 친화적인 구장에 가까운 밀러파크에서 거둔 승리라 더 값졌다. 위기에 빠진 팀을 또 한 번 구해내는 호투였다. 원동력은 역시 공격적인 승부였다. 지난 1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타자들의 끈질긴 승부에 고전했던 모습이 싹 사라졌다.

류현진의 이날 피칭은 2회 이전과 2회 이후로 나눠볼 수 있다. 류현진은 1·2회 다소 불안했다. 실점은 없었지만 밀워키 타자들과의 승부를 적극적으로 가져가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도 썩 좋지 않았다. 2회까지 8타자 중 4타자에게만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밀워키 타자들도 끈질기게 류현진의 공을 골랐다. 투구수가 불어났다. 1회에 16개, 2회까지 39개를 던졌다. 애틀랜타전의 전철이 되풀이되는 듯 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3회부터 달라졌다. 좀 더 적극적인 승부를 펼치기 시작했다. 2회 팀이 5점을 뽑아내며 6-0의 넉넉한 리드를 안긴 것도 연관이 있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91마일(146.5㎞) 안팎이었지만 자신의 공을 믿고 스트라이크존을 향해 던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계속 높아졌다. 3회 이후만 정리하면 초구 스트라이크가 9차례(파울 1차례 포함), 볼이 5차례, 초구 타격이 5차례였다. 이는 좀 더 용이한 승부를 가능하게 했다. 류현진의 탈삼진 4개는 모두 3회 이후 나왔다.
밀워키 타자들이 급해지기 시작한 5회부터는 이런 면모가 더 빛을 발했다. 5회 알렉스 곤살레스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류현진은 후속타자 아오키에게 초구부터 가운데 형성되는 커브를 던졌다. 공이 눈에 들어온 아오키가 배트를 휘둘렀으나 빗맞으며 1루수 방면 병살타가 됐다. 6회에는 강타자 브론에게도 거침없이 한복판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1회 볼넷을 줄 때와는 정반대였다.
비록 커브가 몰리며 홈런을 맞기는 했지만 굴하지 않았다. 후속타자 루크로이와 고메스와도 적극적인 승부를 했다. 4회 이후 삼진은 없었으나 맞혀 잡는 피칭으로 투구수를 줄여나갔다. 류현진의 투구수는 4회 18개, 5회 4개, 6회 12개, 7회 6개로 더할 나위 없이 경제적이었다. 밀워키 타선은 이런 류현진을 힘으로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패배의 쓴맛을 봤다.
직구 제구도 이전 2경기보다는 나아진 모습이었다. 특히 심리적인 안정을 찾은 4회 이후에는 제구가 비교적 잘 되며 밀워키 타선을 이겨냈다. 이날 범타로 처리한 12개의 타구 중 8개가 직구였다. 결국 자신의 공을 믿고 힘 있는 승부를 한 류현진의 승리였다. 어차피 피해가도 줄 점수는 준다. 반대로 한가운데 던진다고 해서 꼭 얻어 맞는 것은 아니다. 그 깨달음을 놓치지 않은 류현진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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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워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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