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말까지 승률 5할에 -2정도로 버티면 6월에 반격할 수 있다.”
LG 주장 이병규(9번)가 반격 시나리오를 밝혔다. 이병규는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하며 LG의 9-1 대승을 이끌었다. 그러면서 이병규는 LG가 조만간 5월 부진에서 탈출하고 부상 선수들이 모두 돌아오는 6월에 반격할 것을 강조했다.
이날 LG는 모처럼 마운드와 타선이 정박자를 이룬 편안한 경기를 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6연패에 빠지며 고개를 숙였던 외국인 파이어볼러 레다메스 리즈가 한국 무대 첫 완투승을 달성, 시즌 3승을 올리며 부활 가능성을 높였다. 단순히 컨디션이 좋아서 나온 호투가 아닌 투구 패턴의 변화에 의한 활약이었기에 의미를 둘만하다.

사실 리즈는 올해 전지훈련부터 커브를 부지런히 연마했다. 지난 2시즌 동안에도 간간히 커브를 구사했지만 커브의 각도를 더 크게 하고 커브의 비중을 높여 보다 완성도 있는 투구를 할 계획을 짰다. 스스로도 올 시즌의 키는 “커브”라고 밝혔다. 시범경기부터 커브를 꾸준히 구사했고, 정규시즌에는 커브 비율이 30%가 넘어갈 정도로 커브에 의존했다.
하지만 이는 좋은 결과를 낳지 못했다. 이전부터 꾸준히 리즈의 공을 받아온 윤요섭은 “리즈의 커브는 그다지 경쟁력이 없다. 무엇보다 릴리스포인트가 확연히 차이나기 때문에 상대 타자한테 구종이 보인다. 만일 커브 제구력까지 흔들리면 볼카운트만 낭비하게 된다. 리즈에게 이 부분에 대해 조언했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이날 리즈는 커브의 비중을 확연히 줄이고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로 투구했다. 삼성 전력분석팀의 자료에 의하면 직구가 86개, 슬라이더는 19개였다. 나머지 12개 중 9개가 커브, 체인지업은 3개에 불과했다. 단조로울 수 있으나 직구와 슬라이더의 구위와 제구가 안정적으로 이뤄진 만큼, 패턴은 문제가 아니었다.
올해로 한국무대 3년차를 맞이하는 리즈는 2012시즌 후반기 메이저리그급 투구를 펼쳤었다. 당시 13번의 선발 등판에서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3승에 그쳤지만 82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73 탈삼진 90개로 맹활약했다. 이 때 리즈는 안정된 투구 밸런스에서 나오는 직구와 슬라이더, 그리고 스플리터 그립의 체인지업으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해왔다. 만일 리즈가 이번 경기를 계기로 지난해 후반기의 모습을 되찾는다면, LG는 그토록 기다렸던 1선발 에이스 카드를 갖게 될 것이다.
리즈의 호투 외에도 이날 승리는 복귀 전력과 타격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타자들의 분투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개막전 1번 타자였던 오지환의 타격감이 한 풀 꺾이면서 최근 이대형이 꾸준히 리드오프로 나오고 있는 상황. 이대형은 이날 경기 안타를 포함해 지난 10경기서 안타 10개, 즉 경기당 하나 꼴로 꾸준히 안타를 생산하고 있다. 10개의 안타 중 9개가 외야안타로 안타가 된 타구의 질도 좋다. 2007시즌 3할대 타율을 올린 이후 상대의 내야 전진 시프트에 고전, 내야안타 급감으로 떨어졌던 타율을 다시 올릴 방책을 찾아낸 것이다.
지난 7일 복귀한 주장 이병규 또한 어느덧 타율을 3할1푼6리까지 올리며 슈퍼스타 본능을 과시 중이다. 오프시즌 약 2년 반 만에 LG 유니폼을 입은 베테랑 내야수 권용관은 올 시즌 첫 선발출장 경기서 홈런 포함 멀티히트로 화려한 친정복귀 신고식을 열었다. 권용관은 손주인과 마찬가지로 멀티 내야수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최근 손주인의 타격감이 주춤한 만큼, 권용관의 활약은 충분히 팀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다.
이날 3번 타자로 출장해 멀티히트를 날린 정의윤은 5월 타율 3할3푼9리로 이미 중심타선에 연착륙했다. 시즌 초 공수주에서 활약한 문선재 또한 데뷔 첫 홈런과 함께 반등을 예고했다. 박용택 정성훈 오지환과 같은 주축 선수들만이 아닌, 선발 라인업에 올라간 9명의 선수가 골고루 활약해야 팀 전체가 원활하게 돌아간다. 결국 기복심한 타격 사이클을 안정화시키기 위해선 이러한 흐름이 이어져야만 한다.
물론 이제 겨우 주중 원정 3연전 두 경기 중 1승을 올린 것뿐이다. 눈앞에 놓인 명확한 과제는 당연 23일 3연전 세 번째 경기서 승리해 위닝시리즈를 거두는 것. 리즈보다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리고 있는 벤자민 주키치가 선발 등판하는데 역시 최고의 시나리오는 주키치의 부활에 의한 승리라 할 수 있다. 5월 8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이병규가 밝힌 5할 -2로 가기 위해선 5, 6경기는 이겨야 한다. 오늘 승리해 디펜딩 챔피언 삼성을 상대로 시리즈를 가져간다면, 불가능한 목표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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