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닭이야? 김수현과 임성한 여자들의 초강력 ‘말빨’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5.23 08: 51

“부모님한테 남은 음식 버리라고 배우셨을 리는 없고...사장님 계속 여러 말 시킬 거예요?”, “자식 교육을 도대체 어떻게 시키셨어요? 콩가루 집안이에요 완전.”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에는 흔히 말하는 새파랗게 어린 여자 주인공 오로라(전소민 분)가 자신보다 한참이나 나이가 많은 레스토랑 사장 황시몽(김보연 분)과 불륜녀 박주리(신주아 분)의 새 어머니 왕여옥(임예진 분)에게 이 같은 말을 쏟아낸다. 어떻게 보면 ‘싸가지’가 없는 이 여성은 내뱉는 말마다 듣는 이들에게 상처가 될 이야기만 한다. 노년기에 접어들어 인생사에 통달한 이들이 할 것 같은 가르치는 말투다.
로라는 오빠 오금성(손창민 분)의 불륜녀 주리 뿐만 아니라, 수영장에서 물을 튀긴다는 이유로 황자몽(김혜은 분)과 말싸움을 하며, 손님을 가려 받는다는 이유로 명품 매장 직원들의 눈물을 쏙 빼놓는다.

아직 방송 3회 밖에 전파를 타지 않았지만, 여주인공이 이곳저곳 오지랖을 떨치며 ‘쌈닭’처럼 보이는 것은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을 줄곧 가르치고자 하는 인상이 강했던 임성한 작가답다는 평가다. 임 작가의 여주인공은 하나같이 말을 기가 막히게 잘한다. ‘인어아가씨’, ‘왕꽃선녀님’, ‘하늘이시여’, ‘아현동 마님’, ‘보석비빔밥’, ‘신기생뎐’ 등 그의 드라마 속 여주인공들은 되바라진 ‘말빨’로 당당하고 거침 없는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임 작가 뿐만 아니다. 한국 드라마계의 시청률 보증수표이자 거물인 김수현 작가의 작품 속 여자들도 위력적인 ‘말빨’을 자랑한다. 김 작가 특유의 따발총 같은 대사를 소화하는 여자 주인공들은 하나 같이 화려한 언변이다.
언어의 연금술사라 불리는 김 작가의 여인들의 무시무시한 언어구사력은 안방극장의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임 작가의 여인들이 ‘쌈닭’을 연상하게 할 만큼 쏘아붙인다면 김 작가의 여인들은 조근조근하면서도 톡톡 튀는 맛이 있다. 조금씩 성격은 다르나 두 작가의 작품에는 말을 못하는 여자들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 작가와 임 작가 작품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가는 엇갈리지만 분명한 것은 두 작가의 여인들의 당당함에서 기인하는 속사포 대사가 매번 안방극장에 통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이 같은 위력적인 '말빨'이 듣기가 거북해 두 작가의 작품을 보지 않는다는 시청자들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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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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