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진이가 다시한 번 '돌직구 짝사랑녀' 연기를 맛깔나게 보여주고 있다.
KBS 2TV 드라마 ‘천명-조선판 도망자 이야기' 속 윤진이는 그의 데뷔작 SBS '신사의 품격'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 각각의 장르가 현대극과 사극인 만큼 겉모습은 전혀 다르지만, 한 사람만을 바라보고 거침없이 표현하는 사랑스러운 모습은 흡사하다. '신사의 품격'에서 김민종 앓이를 하는 '메아리'로 사랑받은 그는 '천명'에서는 소백이란 이름의 왈패 소녀로 다시금 돌직구 짝사랑녀를 그려내고 있는 중이다.
'천명'에서 윤진이가 분한 소백은 흑석골 도적패 두목의 딸로 더벅 머리에 남성스러운 옷을 입고 다닌다. 구수한 사투리에 서슴없이 욕을 내뱉는다. 하지만 이런 소백이가 짝사랑을 시작하면서 선머슴 같던 겉모습과는 다른 소녀감성으로 드라마를 핑크 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이제 이런 소백이가 선보이는 '이중 매력'은 이 드라마의 큰 관전포인트가 됐다.

지난 9회에서 윤진이는 이동욱(원 역)에게 "거그(최원)만 보면 가슴이 고장 난 것 같다"라며 슬그머니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내비쳐 시청자들의 마음도 잔잔하게 흔들었다. 앞서 7회에서는 윤진이가 이동욱을 보며 두근대는 마음을 '가슴병'이라 생각, 아리송해하면서도 설레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빠 거칠(이원종 분)밖에 모르던 소백이 원을 향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 셈이다.
"말 도둑놈만 보면 자꾸 벌렁벌렁 쿵쾅쿵쾅거리더니 이제는 생각만해도 개구락지 팔딱대듯 허벌나게 뛰어댄단말여"라는 소백의 고백 대사는 순수함이 사랑스럽지만 소녀로서는 감당키 힘든 아픈 사랑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더욱이 원과 다인(송지효 분)이 마주 앉아 다정하게 이야기하는 자리에 끼어들어 원의 얼굴에 묻은 피를 침으로 닦아주며 다친 원을 걱정하는 모습은 이들의 복잡한 러브라인을 단적으로 암시한다.
김민종을 향한 한결같은 사랑이 결실을 맺었던 '신사의 품격'과는 또 다른 돌직구 짝사랑녀 소백은 자칫 무겁게 흐를 수 있는 이 드라마에 생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다. 에너지넘치면서도 사랑스러운 '윤진이표 짝사랑 연기'라고 부를 만 하다.
윤진이는 두 번째 작품에서 이른바 '남장 여자' 카드로 시청자들을 공략했다. 그간 윤은혜, 문근영 등 남장여자를 연기했던 젊은 여배우들이 그 캐릭터들로 연기력을 인정받았음을 상기할 때 윤진이의 행보 역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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