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 플레이어' 신본기, 또 하나의 툴 '인성'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6.03 06: 04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신본기(24)는 최근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하고 있다. 기존 유격수들이 부상과 부진을 겪는 사이 그 자리에 들어가 안정적인 수비로 코칭스태프의 믿음을 샀다.
지난해 롯데에 2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한 신본기는 경남고-동아대를 나왔다. 동아대 시절에는 공수주를 겸비한 내야수로 이름을 날렸고, 특히 수비 기본기가 뛰어나 '기본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렇지만 작년에는 큰 활약을 펼치지 못하다가 수술로 시즌을 일찌감치 접었다.
올해 신본기는 달라졌다. 일단 수비 안정감은 확실히 뛰어나다. 2일 대구 삼성전에서 첫 실책이 나오긴 했지만 정훈과 키스톤콤비로 호흡을 맞추면서 롯데 내야를 빠르게 안정시켰다. 타격도 지독한 부진을 딛고 2할3리(64타수 13안타)까지 올렸다. 첫 실책을 기록한 2일 신본기는 데뷔 첫 홈런까지 터트리면서 장타력도 보여줬다.

'툴 플레이어' 신본기, 또 하나의 툴 '인성'

아직 공수주에서 보여줄 것이 많이 남은 신본기지만 야구선수로서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툴(재능)이 있다. 바로 성실함과 인성이다. 힘이 좋은 것, 공을 잘 맞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성실성과 인성이 있어야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 기술은 보강하면 되지만 성격과 인성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신본기가 롯데에 입단했을 당시, 구단 관계자들은 "미래에 롯데 주장까지 올라갈 선수"라고 입을 모았다. 동아대 시절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기도 했고, 입단 후에도 항상 성실하게 훈련에 임하고 매사 최선을 다 하는 모습에 '요즘 젊은 선수같지 않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그의 인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있다. 신본기는 지난달 27일 모교인 동아대에 500만원을 기부했다. 올해 그의 연봉이 3000만원이니 6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쾌척한 것이다. 세금과 수당을 떼고 계산하면 거의 한 해 수입의 20%를 후배들을 위해 내놓은 것이다.
사실 신본기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입단 후 입단 동료이자 대학 동기인 투수 김성호와 함께 2000만원과 함께 500만원 상당의 제빙기를 보내기도 했었다. 과연 그가 모교에 계속해서 기부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본기는 "내가 대학교 때 받은 게 있으니 프로에 와서 돌려주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닌가"라고 말한다. 야구명문 경남고를 졸업한 신본기지만 프로에 지명을 받지 못하고 2008년 동아대로 진학한다. 그리고 동아대에서 기량을 쌓아 꿈에 그리던 롯데 유니폼을 입는데 성공했다. 때문에 그는 "나를 야구선수로 만들어 준 곳이 바로 동아대다. 후배들이 어렵게 야구를 하고 있는데 내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혜를 갚아야 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쑥스러운 듯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기부를 하고 싶다"고 다짐한다. 아무리 야구를 잘 하는 선수라도 혼자 힘으로 그 자리에까지 올라오는 건 결코 불가능한 일이다. 자신이 받은 것을 잊지 않고 감사할 줄 아는 신본기가 더욱 빛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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