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의 끈질긴 생명력, 이쯤되면 국민예능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6.06 08: 30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 스타)는 참 다사다난(多事多難)한 예능프로그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그램의 강하고 끈질긴 생명력은 예능의 기본 자질에 대한 개념을 상기시킨다.
지난 2007년 5월 30일부터 본격적으로 방송된 '라디오 스타'는 라디오 프로그램들의 '보이는 라디오'를 비튼 '들리는 TV'로 콘셉트로 진행되는 코너. 진행자들은 DJ로 불리며, 한 명이 아닌 다수의 게스트를 초대했다. 그룹 멤버들, 영화 홍보를 위한 배우들이 함께 출연하는 것은 다른 예능과 크게 다를 바 없었지만 '리더 특집' 같은 독특한 조합의 게스트들을 불러모아 의외의 시너지를 내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라디오 스타'는 한 때는 '황금어장'의 다른 프로그램인 '무릎팍 도사'에게 밀려 일명 '5분 편성'의 수모를 겪기도 했지만 지금은 '무릎팍 도사'와 전세가 역전된 듯한 모습이다. 이는 '라디오 스타'가 어떤 예능보다도 존폐 위기에 놓인 경우가 많았음을 상기할 때 일면 신기하기까지 한 현상이다.

'라디오스타'는 2011년 10월 강호동의 활동 잠정 중단으로 인한 '무릎팍도사'의 잠정 폐지 이후부터 2011년 10월 19일자로 단독 편성된 이후 많은 위기 속에서도 자신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그 위기는 처음에는 콘셉트, 이후에는 MC들에게 기인했다.
처음에는 배려심 부족한 MC들이 만들어내는 어수선하고 산만한 분위기의 예능이란 지적을 많이 받았다. 서로를 할퀴고, 의미없는 말장난이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에 함께 의기투합해 게스트를 공격하는 모습은 때로는 실소를 자아내기까지 했다. 이전에 들을 수 없던 게스트를 향한 잔혹 독설은 브라운관 넘어 이를 보고 듣는 사람까지도 민망하게 만들 때가 많았다.
하지만 '라디오스타'는 변하지 않았다. 그것이 가장 큰 이 프로그램 강점이다. '거친 예능'이라는 성격을 정체성으로 승화시켰다. 짜여져 있지 않은 날 것 느낌의 멘트, '되는 대로' 진행하고 흘러가는 식, 난무하는 독설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이 프로그램만이 가진 무기가 됐다. MC들의 오묘한 조화는 이상한 힘이 있었다.
콘셉트의 강화가 '라디오 스타'를 살렸다면, 그 과정에서 MC들의 잡음은 이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벼랑으로 몰아가는 듯 했다. '라디오 스타'는 원년 MC멤버들이 다시 한 자리에 모이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비로소 프로그램이 안정기에 들어섰다 생각됐을 때인2010년 9월, 난데 없이 신정환이 필리핀에 원정 도박 사건에 연루돼 하차 했다. 신정환은 김구라와 함께 이 프로그램의 독설을 담당하는 캐릭터였다. 신정환의 캐릭터를 대체하면서도 다른 멤버들과도 무난히 어울릴 수 있던 김희철, 토니안, 김태원, 탁재훈 등 4명의 차기 DJ 후보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 끝에 김희철이 차기 MC로 투입되었다.
하지만 '라디오스타'에 최적화된 아이돌 김희철도 2011년 9월 공익근무요원 복무로 인해 하차하게 돼 또 다시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새 얼굴 조규현과 유세윤이 나란히 투입됐다.
사실 '라디오 스타'의 뿌리는 김구라였다. 김구라는 '라디오 스타'의 정체성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구라가 과거 종군 위안부 관련 발언으로 지난 해 하차하게 됐을 때 '라디오스타'의 위기론이 가장 크게 대두됐다. 실제로 김구라의 하차는 '라디오 스타'의 폐지를 의미한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컸다. 
하지만 김구라의 부재에도 '라디오스타'는 계속됐다. 비교적 흔들림 없이 프로그램 톤과 정체성이 그대로 유지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비로소 한숨을 돌린 것도 잠시, 최근 유세윤이 음주운전 사건으로 하차하게 됐다. '까불 까불' 게스트에게 쉴새없이 농담을 던지는 유세윤의 빈 자리는 다시금 '라디오 스타'에 하나의 위기로 작용하는 듯 했다. 그러나 그 후임으로 2012년 5월 9일을 끝으로 잠정 하차했었던 김구라가 복귀하면서 다시 불거진 위기론은 일단락됐다.
'라디오스타'는 이처럼 끊임없는 위기 속에서도 잘 '버텨온' 프로그램이다. 이쯤되면 조금 과장해 '국민 예능'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국민 예능'이 꼭 착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2007년 당시에는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등 메인급 MC가 아니었던 방송인들이 이 프로그램과 함께 성장을 이뤘다는 것도 의미있다. 결국 사람이 아닌 '틀'의 문제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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