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극세사 S존' 슬라이더로 정면돌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6.08 14: 00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에 고개가 조금은 갸웃거려지는 경기였다. 그러나 류현진(26, LA 다저스)은 영리하게 해결책을 찾아 나갔다. ‘팔색조 투수’ 류현진의 이날 무기는 슬라이더였다.
류현진은 8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 시즌 12번째 선발 등판, 7⅔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시즌 7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왼발 부상에 대한 우려를 날려버렸다는 점, 그리고 여전히 뛰어난 구위를 과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는 충분한 경기였다. 평균자책점도 2.89에서 2.72까지 낮췄다.
사실 어려운 점은 있었다. 류현진은 경기 초반 투구수가 많았다. 1·2회에 각각 19개씩을 던졌다. 애틀랜타 선수들의 비교적 침착한 승부도 있었지만 주심의 좁은 스트라이크존 또한 투구수가 많아지는 원인 중 하나였다. 이날 데일 스캇 주심의 존은 전반적으로 몸쪽에 박함은 물론 전체적인 MLB의 스트라이크존보다는 확실히 좁았다. 화면상 들어왔다고 생각되는 공도 손이 올라가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몸쪽 직구를 결정구로 던졌던 류현진에게는 낭패였다.

그러나 류현진은 3회부터 서서히 해결책을 찾아나가기 시작했다. 슬라이더를 돌파구로 삼았다. 류현진은 1·2회까지만 해도 직구로 범타를 유도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3회 이후부터는 슬라이더를 잘 섞으면서 애틀랜타 타자들의 무더기 땅볼을 유도해냈다. 80마일(128.7㎞) 전후로 형성된 슬라이더는 날카롭게 꺾였고 좌·우 타자 모두에게 효과를 발휘했다. 우타자들에게는 땅볼 유도, 그리고 좌타자들에게는 결정구로 사용했다.
그 결과 류현진은 이날 범타와 삼진 처리에서 슬라이더 비율이 확실히 높아졌다. 류현진은 이날 총 8타자를 직구로 범타처리했다. 슬라이더(4타자), 체인지업·커브(이상 2타자)가 뒤를 이었다. 전 경기에 비하면 슬라이더의 비율이 높아졌다. 삼진도 6개 중 슬라이더가 총 4개였다. 헤이워드에게 2개를, 투수 마홀름에게 2개를 잡아냈다. 반면 6개의 피안타 중 슬라이더가 안타가 된 것은 8회 업튼의 내야안타가 유일했다.
류현진은 다양한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던지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손꼽힌다. 경기마다 바뀌기에 종잡을 수가 없다. 어느 날은 직구 구사 비율을 높였다가도 어느 날은 변화구를 더 섞어 던진다. 변화구를 많이 던지는 날도 체인지업·슬라이더·커브의 비율이 모두 천차만별이다. 탁월한 임기응변이다. 이런 류현진의 장점이 다시 한 번 드러난 경기였다. 주심의 존까지 맞춰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은 롱런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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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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