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이기지 못하는 데 부담을 갖게 되니 결국 안 되더라고요. 10~11패를 해도 괜찮으니 한 시즌 로테이션을 개근하자고 편하게 전체를 보게 되니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경기마다 이기지 못해 말 못하고 속으로 조바심 내던 그는 이제 없다. 부담을 내려놓고 한 시즌 전체를 아울러보겠다고 다짐한 순간 연승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두산 베어스 우완 에이스 노경은(29)은 ‘거시적 관점’의 필요성을 확실하게 느끼는 중이다.
노경은은 16일 잠실 NC전에 선발로 나서 8이닝 동안 118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탈삼진 7개, 사사구 3개) 1실점으로 호투, 시즌 6승(5패)째를 따내며 자신의 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4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확실히 제 몫을 해내고 있는 노경은이다.

지난해 셋업맨에서 선발로 보직 변경한 뒤 승승장구하며 12승6패7홀드 평균자책점 2.53(2위)으로 두산 마운드 신데렐라가 된 노경은은 올 시즌 17경기 6승5패 평균자책점 3.67을 기록 중이다. 한때 좀처럼 이기지 못하며 평균자책점 5점 대로 난조의 늪에 빠졌던 노경은은 7월 2경기서 모두 승리하며 평균자책점 0.56으로 에이스의 풍모를 되찾았다.
“이기지 못하는 경기가 많아지면서 조바심이 났어요. 게다가 투구 감까지 떨어져서 결국 엇박 현상이 나왔고”. 개막전 승리 이후 60일 넘게 이기지 못하는 등 힘들었던 시기를 돌아본 노경은은 삭발도 하면서 스스로를 다잡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당장 이기지 못해 생긴 답답함에 얽매이기보다 시즌 전체를 보는 데 집중했다.
“감독님께서도 조언을 하셔서 마음을 비우고 던질 수 있게 되었어요. 몇 승을 하는 것보다 ‘10~11패를 해도 괜찮으니 올해 로테이션만큼은 꾸준히 지키고 가능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자’라고. 한 경기 한 경기 이기는 것을 생각하는 것보다 시즌 전체를 보고자 했고 그 이후로는 심적으로 편해졌습니다”.
시즌 전 노경은은 “언젠가 안 좋은 날이 찾아올 것이라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래서 기교로도 한 시즌을 잘 꾸려나갈 수 있는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라며 롱런하는 선발로서 바람을 이야기한 바 있다. 과도기를 거쳐 다시 주축 선발로서 제 가치를 높이는 단계에 들어선 노경은은 다음 경기 승리에 매달리기보다 온전히 한 시즌을 잘 치르는 투수가 되고 싶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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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