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한 남자가 뜬다..핵심은 동정심 자극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3.07.23 10: 42

잘난 남자의 전성시대는 끝났다.
불쌍해서 시청자의 동정심을 자극하는 남자가 대세로 떠올랐다. 드라마와 예능에선 마치 누가 더 불쌍한가 내기가 이뤄지고 있는 듯하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동정표로 가장 주가를 올리고 있는 연예인은 바로 이서진. 그는 tvN '꽃보다 할배'에서 엉겁결에 짐꾼 역을 맡아 할아버지 멤버들을 모시고 유럽에서 고생하는 모습으로 열렬한 반응을 얻고 있다. 자신도 잘 모르는 길임에도 할아버지들을 가이드하고, 짐을 들고 나르고, 운전해서 낯선 숙소까지 데려다줘야하는 등 미션이 첩첩 산중.

행여 할아버지들을 기다리게 할까봐, 분위기가 안좋아질까봐 전전긍긍하며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모습은 '꽃보다 할배'를 끌어가는 큰 축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원래는 양념의 역할이지만, 주목도는 할아버지들 못지 않은 상태. 할아버지들이 미안해할까봐 짐을 나르고도 스태프에게 짐을 갖고 들어가게 하거나, 힘들어도 끝까지 웃음을 유지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호감을 크게 사고 있다.
MBC '진짜 사나이'에서는 막내 박형식이 '불쌍해서 매력적인' 남자로 등장한다. 그는 처음 접해보는 군생활에, 모든 걸 너무 잘하는 장혁의 동기로 입소해 하나부터 열까지 눈치로 배우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처음에는 제자리 걸음도 못하던 그가 군생활에 조금씩 적응해나가는 모습이 뿌듯하다는 의견이 쇄도하는 가운데, 그는 여전히 낯선 분위기 속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당황하고, 운동과 다소 거리가 있는 몸으로 '몸짱' 선배들을 우러러보는 모습 등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지난 21일 방송에서는 자상한 류수영에게서 마저 한 소리를 듣고 시무룩해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동정심을 잔뜩 자극했다. 이 프로그램은 김수로, 류수영, 장혁 등 에이스 멤버들과 극히 대비되는 불쌍한 멤버들로 웃음을 책임지고 있기도 하다. 중년 병사의 애처로움을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서경석, '진짜 사나이' 초반 인기를 끌어낸 최대 구멍 샘 해밍턴 등이 그 예다.
MBC '나 혼자 산다' 역시 동정심 자극이 핵심이다. 김광규가 홀로 집에서 홈쇼핑에 빠져들고, 이성재가 편의점에서 홀로 라면을 사먹는 장면 등은 이 프로그램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장면. 아이돌 스타 출신의 강타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후배 그룹 엑소의 소녀팬들로부터 굴욕을 당하고, 예전 아이돌 시절을 그리워하는 솔직한 속내를 드러내면서 애처로운 면모를 내보인다.
드라마 속 남자도 불쌍해야 뜨는 건 마찬가지. 이제 모든 걸 갖추고, 잘난 척 하던 남자 주인공은 모습을 감춘지 오래다. 최근 가장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종석은 누나팬들의 동정심을 가장 훌륭하게 자극한 예. 그는 SBS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오갈 곳 없는 고아에, 마음에 상처가 극심한 박수하 역으로 전성기를 맞고 있다. 드라마 초반엔 극중 이보영을 애틋하게 짝사랑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으며, 최근에도 홀로 비를 맞고 있거나 애절하게 이보영에게 매달리는 모습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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