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신작 ‘바람이 분다’, 이번에도 통할까 [리뷰]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07.27 09: 22

시대적인 한계는 분명 있었다. 그러나 그만큼의 매력도 있었다. 1920년대 일본에서 살아가는 젊은이의 꿈과 사랑을 그린 미야자키 하야오의 새 애니메이션 ‘바람이 분다’는 시대적인 한계와 매력이 한 데 뒤섞인 촉촉한 로맨스물이었다.
‘바람이 분다’는 1920년대 살았던 비행기 설계사 호리코시 지로(1903-1982)의 일생과 같은 시대를 살았던 소설가이자 시인 호리 타츠오(1904-1953)의 동명 소설 속 로맨스를 하나로 버무린 작품. 비행기 설계사 호리코시 지로의 꿈과 사랑을 그려냈다.
이번 애니메이션에는 특이한 점이 몇 가지 있다. 작품 속 등장하는 프로펠러 소리나 지진이 나는 소리 등 일부 효과음들이 기계음이 아닌 인간의 육성으로 제작된 것. 소리 전문가의 힘을 빌려 낸 지진소리와 프로펠러 소리는 인간적이기에 더욱 더 전쟁의 암울함과 지진의 비참함을 정교하게 그려낸다. 실제 소리보다 관객들에게는 더욱 효과적이게 다가갈 수 있는 참신한 발상이었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주인공의 목소리를 전문적인 성우 혹은 배우가 아닌 ‘에반게리온:Q'를 연출한 안노 히데아키 감독이 연기했다는 점. 안노 히데아키의 목소리는 어색함 없이 1920년대 조금 보수적이고 조용한 성격의 주인공 호리코시 지로의 목소리에 어색함 없이 녹아 들어가 생명력을 부여했다.
내용 상 이 영화 속 등장하는 인물들에게는 분명한 시대적 한계가 보인다. 호리코시 지로는 자신이 설계한 비행기가 전쟁에 사용된다는 점에서 자괴감을 느끼고 냉소적인 태도를 취하지만, “최선을 다해 비행기를 만들 뿐”이라며 자신의 일에 집중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역시 “비참하다”고 표현을 했을 만큼, 당시 평범한 소시민 일본인들의 삶이 어떠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그러나 20세기 초 순수한 연인의 사랑은 분명 마음을 움직이는 데가 있다. 특히 사랑하는 남자를 향해 헌신적인 모습으로 사랑을 보여주는 여주인공 나호코의 모습은 영화가 끝난 후 눈물 보다는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아련함과 애틋함이 있다.
유독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에는 하늘이 자주 등장한다. 그리고 주인공들은 특유의 푸른빛 낭만적인 하늘을 나는 꿈을 꾸고, 날아간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관계자에 의하면 감독 역시 주인공 호리코시 지로처럼 비행기를 동경해 설계도를 수집하기도 했고, 가족들의 만류로 좌절됐지만 비행기를 살 계획을 세우기도 했단다. 뿐만 아니라 감독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지브리 박물관의 '지브리'라는 이름은 '바람이 분다'의 주인공 호리코시 지로의 우상, 이탈리아의 유명한 비행기 설계사 카프로니 백작이 만든 비행기의 이름 중 하나기도 하다. 그 때문일까. 푸른 하늘을 동경하는 주인공 호리코시 지로의 모습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모습이 묘하게 겹치며 영화에 조금 더 큰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듯 하다.  
‘벼량위의 포뇨’ 이후 5년만에 내놓은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 ‘바람이 분다’가 한국 관객들에게도 그의 이전 작품들처럼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이 영화는 지난 20일 일본에서 개봉 후 6일 만에 150억 엔의 성적으로 흥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오는 9월 개봉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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