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승 일뿐’ 노경은, 국내 선발 자존심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8.18 09: 00

한때 자신이 가진 재능을 100% 발휘하지 못해 팬들의 조소를 받아야 했던 미완의 대기. 그 투수가 이제는 국내 선발 투수들의 자존심을 지키는 선수로 우뚝 섰다. 두산 베어스 우완 에이스 노경은(29)은 현재 7승일 뿐이지만 어느덧 국내 투수 최다 이닝-최다 탈삼진-최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위력을 발산 중이다.
노경은은 지난 17일 잠실 SK전 선발로 나서 7이닝 동안 1피안타(탈삼진 7개, 사사구 4개)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7승(7패)째를 거뒀다. 안타를 1개 내준 대신 4개의 사사구는 옥의 티였고 그 중 두 개가 위기 상황에서 연달아 나왔으나 노경은은 스스로 위기를 극복했다.
올 시즌 노경은의 성적은 22경기 7승7패 평균자책점 3.58. 슬럼프가 겹쳤고 승운이 따르지 않아 승리 수가 기대에는 못 미치고 있으나 그는 현재 국내 선발 투수 중 최다 이닝(135⅔이닝, 전체 5위), 최다 탈삼진(118개, 전체 2위), 최다 퀄리티스타트(15회, 전체 5위)로 활약 중. 계투진이 탄탄한 편이라 빠른 템포의 투수 교체가 가능한 데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가 풀타임 활약을 펼치지 못한 삼성 정도를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외국인 투수들이 득세 중인 가운데 국내 선발로서 로테이션을 개근 중인 노경은이다.

2003년 두산의 1차 지명으로 입단했으나 2010년까지 1군에서 확실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던 노경은은 2011시즌부터 계투로 1군에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친 뒤 2012시즌 12승6패7홀드 평균자책점 2.53(2위)으로 데뷔 후 최고의 수훈을 보여줬다. 제구력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최고 153km의 직구와 144km짜리 슬라이더, 그리고 정명원 코치로부터 사사한 스플리터가 위력을 비추며 어느덧 1군의 붙박이 선발로 자리잡았다.
전반기 과도기를 거친 뒤 지금은 그동안 자주 알려지지 않았던 무기까지 꺼내며 상대 타자들에게 더욱 거센 위력을 비추는 노경은이다. 17일 경기서는 116개의 공 중 44개의 투심 패스트볼을 구사했는데 최고 148km까지 기록될 정도로 빠르기도 좋았다. 가장 좋을 때 노경은의 투심은 152km까지 나올 정도. 웬만한 투수의 포심보다 더욱 위력적이다. 게다가 7회 2사 만루 박진만 타석에서는 두 개의 폭포수 커브를 결정구로 사용하며 헛스윙 삼진으로 위기를 넘겼다.
시즌 개막 전 노경은의 목표는 사실 생각만큼 거창하지는 않았다. “만약 지난해 좋았던 감을 제대로 찾지 못해 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5승 가량은 해낼 수 있지 않을까”라고 밝혔던 노경은은 “개인의 승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나오는 경기에서 가능한 많은 이닝을 버티고 로테이션을 개근해 계투 부하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는 책임감을 먼저 앞세웠다.
개막 전 WBC 대표팀까지 소집되어 데뷔 이래 가장 피로도가 높은 시즌이지만 노경은은 선발로서 사명감으로 마운드에 올라 개근 중이다. 아직 7승을 거뒀을 뿐인 노경은이 꾸준한 등판으로 국내 선발 투수들의 자존심을 지키는 이유다.
farinell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