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에서 한 순간의 실수로 평생을 '주홍글씨'처럼 따라다니며 끝도 없이 당사자를 괴롭히고 옥죘던 소재는 바로 군대와 마약이다. 여기에 한 번이라도 얽혔던 연예인들은 향후 무엇을 하든간에, 무수한 비난의 댓글을 감수해야했다.
극우 성향의 사이트로 잘 알려진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도 이 같은 소재로 최근 추가된 분위기다. 근데 그 적용범위가 광범위해 군대나 마약과 달리 자칫 말 한 마디에도 급류에 휩쓸릴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문제다.
일베를 지지하거나, 자신의 일베 활동에 대해 언급하지 않더라도 해당 사이트에서 주로 사용하는 어휘를 SNS나 방송 등에서 언급하면 곧장 저격의 표적이 되는 양상이다. 실제로 당사자가 일베를 했느지 여부는 중요지 않다. 변명이나 사과도 좀처럼 먹혀들지 않고, 꾸준히 비난만 확산된다.

지난 22일 밴드 버스커버스커의 멤버 김형태는 자신의 SNS에 "허니지 형들 차트 종범"이라는 글을 남겼다. 이는 일베에서 사용되는 은어로, 광주 출신의 야구선수 이종범과 기아 타이거즈 팀을 비하하히 위한 것으로 '사라지다', '보이지 않게 되다'라는 뜻을 내포한다.
이후 해당 사실을 인지한 김형태는 글을 삭제하고, "나쁜 말인지 모르고 썼네요. 당장 삭제", "나쁜 말 싫어 싫어"라며 모르고 사용한 단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김형태가 과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운지'라는 단어를 디시인사이드 게시판에 게재했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하며 그를 일베 회원으로 몰아가는 모양새다.
이같은 전개는 최근 부쩍 눈에 띄게 증가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걸그룹 크레용팝이다. 크레용팝은 앞서 SNS 상에서 '노무노무'라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일베 은어를 사용하면서 불거졌다. 향후 소속사 크롬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일베 접속 사실을 밝히며 불에 기름을 부은 격으로 파장이 일파만파 퍼졌다.

심지어 인디듀오 십센치의 권정열은 "존경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크레용팝 사진을 SNS에 게재했다가 일베 회원으로 몰리며 뭇매를 맞는 촌극이 발생하기도 했다. 결국 권정열은 "그거 안해요"라고 해명했다.
크레용팝 역시 음원 차트 역주행과 음악 순위프로그램 1위 후보에 오르는 등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받는 와중에도 꾸준히 일베와의 연관성으로 인해 공격을 받았다. 이에 크레용팝 측은 공식 팬사이트를 통해 재차 일베와 크레용팝의 연관이 없음을 적극 해명했지만, 여전히 비난은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이렇듯 일베와 얽혀 새로이 탄생한 '新 주홍글씨'는 결국 연예인들에게 강한 심적 부담감을 안겼다. 특히 이미 일베발 은어들이 인터넷상에서 자리를 잡고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만큼 말과 행동에 있어 한 번 더 고민을 하고, 최대한 몸을 사려야 하는 분위기가 한 동안 지속될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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