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투수+결승타’ 그레인키의 종횡무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8.27 14: 23

마운드에서는 하나 빼고는 모든 아웃카운트를 책임졌다. 그리고 타석에서는 결승타를 때려냈다. ‘1인 2역’을 한 잭 그레인키(30, LA 다저스)의 못 말리는 활약이 다저스를 연패의 수렁에서 구해냈다.
그레인키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⅔이닝 동안 5피안타 3사사구 9탈삼진 2실점 역투로 시즌 13승(3패)째를 따냈다. 완봉까지는 딱 아웃카운트 하나가 모자랐다. 말 그대로 컵스 타선을 압도했다. 8회 1사 후 연속 볼넷을 내준 것이 이날의 첫 2루 허용이었다. 컵스 타선은 그레인키에 꽁꽁 묶이며 반격다운 반격조차 해보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거액의 FA계약을 통해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그레인키는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으며 팀 내외의 우려를 샀다. 난투극 과정에서 쇄골에 부상을 입으며 전열에서 이탈했고 복귀 후에도 한동안은 자신의 구위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사이영상 수상자의 관록은 어딜가지 않았다. 서서히 구위를 끌어올린 그레인키는 어느새 리그 선발투수들의 기록 싸움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시키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특히 절정의 8월의 보낸 그레인키다. 그레인키는 이날 경기 전까지 8월 4경기에서 28이닝을 소화하며 4승무패 평균자책점 0.96의 철벽을 뽐냈다. 리그 선발투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이날도 이런 상승세가 이어졌다. 직구 구속은 대부분 90마일 초반대에 형성돼 그리 빠르지 않았지만 투심과 커터, 그리고 슬라이더와 커브 등을 적절히 섞어 던지며 컵스 타자들의 혼을 빼놨다.
타격에 대한 욕심도 많은 그레인키는 타석에서도 빛났다. 사실 다저스 타선은 이날 3회까지 답답한 양상을 이어갔다. 3회까지 총 4명이 출루했으나 단 한 명도 3루를 밟지 못했다. 이런 답답함을 해결한 이가 그레인키였다. 그레인키는 0-0으로 맞선 4회 2사 1,2루에서 유격수 키를 살짝 넘기는 라인드라이브성 적시타를 때리며 다저스타디움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만약 그레인키가 범타로 물러났다면 또 잔루를 남긴 채 이닝이 종료될 수 있어 팀 분위기에 좋을 것이 없었다. 그런 중요한 갈림길에서 그레인키가 자신의 리그 최고 타격 실력을 발휘한 것이었다. 그레인키는 3-0으로 앞선 6회 무사 2루에서는 침착하게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이후 크로포드의 희생플라이에 공헌하기도 했다.
그레인키는 올 시즌 마운드에서 13승3패 평균자책점 2.86을, 타석에서는 타율 3할4푼(47타수16안타) 4타점을 기록 중이다. 어쩌면 리그에서 가장 다재다능한 선수 중 하나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레인키가 9회 마운드에 올라설 때 관중들의 기립박수로 격려했다. 완봉을 하지 못하고 내려올 때도 마찬가지였다. 여기서 확인할 수 있듯이, 다저스의 투자는 헛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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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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