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할 일이 많다".
롯데 2년차 사이드암 홍성민(24)은 지난 29일 사직 한화전에서 프로 데뷔 첫 선발승을 올렸다. 7이닝 3피안타 3볼넷 2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4강 싸움을 벌이고 롯데에 천금의 1-0 영봉승을 이끌었다. 그는 경기를 마친 후 김시진 감독으로부터 첫 선발승 기념구를 받았다. 하지만 그 의미 있는 공을 홍성민은 아무렇지도 않게 관중석으로 던졌다.
그는 "KIA에 있을 때에도 첫 세이브와 홀드 공을 모두 관중들에게 던져줬다. 기념구는 100승을 했을 때 챙기면 되니까 괜찮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첫 선발승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어린 선수답게 꿈과 목표 크게 잡고 작은 것에 연연하지 않는 대담함을 보이고 있다.

첫 선발승에도 담담했다. 그는 "부모님께 축하 전화가 왔는데 잘했다는 말이 전부였다. 원래 야구하던 것을 반대하셔 그런지 탐탁지 않아 하신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 김해 상동구장에서 숙소생활을 하고 있는 홍성민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프로 첫 안타를 친 동료 조홍석과 구단 승합차를 타고 이동할 때 핸드폰만 만지작할 뿐 별다른 감흥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덤덤할 뿐이다.
홍성민은 지난해 KIA에서 불펜으로 던졌다. 주로 롱릴리프 역할을 했다. FA 김주찬의 보상선수가 돼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그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롱릴리프와 함께 대체 선발투수로 준비했다. 김시진 감독은 "롱릴리프로 던져본 투수는 선발로도 던질 수 있는 능력이 된다. 캠프 때부터 대체 선발 자원으로 준비시켰다"고 했다.
그러나 솔직한 홍성민은 "아직 선발보다 불펜이 더 쉽고, 편하게 느껴진다. 어릴 때부터 구원으로 던져와석 그런지 익숙하다. 너무 길게 쉬면 감이 잘 안 잡힌다. 긴 이닝을 던져야 하는 선발이 쉽지는 않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7이닝 무실점 피칭으로 선발 잠재력을 확인한 홍성민이고, 김시진 감독은 당분간 계속 그에게 계속 선발 기회를 줄 생각이다.
홍성민은 롯데 이적 이후 스플리터를 새롭게 장착했다. 정민태 투수코치의 지도아래 손가락을 벌려 잡는 스플리터 그립을 익혔고, 이제는 직구 다음으로 많은 던지는 세컨피치로 쓰고 있다. 그는 "작년에는 커브와 체인지업을 주로 던졌는데 이제는 커브보다 더 많이 더진다. 스플리터가 내게 잘 맞는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과제도 있다. 키가 193cm이지만 체중은 79~80kg밖에 나가지 않는다. 홍성민은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쪄 스트레스다. 체중을 늘려야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며 "선발이든 중간이든 보직을 가리지 않고 오랫동안 야구해서 100승을 거둘 때 기념구를 챙기도록 노력하겠다"는 야심으로 앞으로 활약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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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