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민, 장종훈 연상시키는 '대형 유격수' 본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8.31 06: 32

장종훈을 잇는 대형 유격수 본능이다. 
한국프로야구 최초로 40홈런 시대를 연 한화 장종훈 타격코치는 빙그레에서 뛴 데뷔 초 포지션이 유격수였다. 30~40홈런은 1루전환 뒤 쳤지만 유격수로도 굉장한 장타력을 자랑했다. 1989년 18홈런, 1990년 28홈런을 터뜨릴 때 포지션이 유격수로 원조 대형 유격수였다. 
장종훈의 포지션 전환 이후 한화 유격수 포지션은 오랜 기간 장타와는 거리가 먼 선수들이 자리했다. 수비가 좋거나 컨택형 선수들이 주로 맡았다. 하지만 올해 장종훈을 잇는 대형 유격수가 한화에서 탄생할 조짐이다. 3년 공백을 깨고 돌아온 송광민(30)이 미친 듯한 적응력을 자랑하며 대형 유격수로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송광민은 동국대 시절부터 '대형 내야수' 소리를 심심찮게 들었다. 유격수를 맡으면서도 일발장타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2009년에는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며 홈런 14개로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이듬해 갑작스런 군입대와 함께 3년 공백기를 가지며 잠시 잊혀졌다. 
하지만 3년 공백을 깨고 돌아온 송광민은 그간의 설움을 그라운드에 쏟아내고 있다. 지난 6월26일 1군 복귀전 시작으로 39경기에서 타율2할8푼8리 6홈런 23타점 20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개막 3개월 후 팀에 합류했는데도 최진행(8개)-김태균(7개)과 홈런 차이가 크게 안 나다. 30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프로 데뷔 첫 4번타자로 선발출장해 투런 홈런 포함 2안타 3타점으로 해결사 역할을 했다. 
공백기가 치명적이라는 타자가 복귀하자마 이렇게 활약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하지만 더 놀라운 건 그의 포지션이 유격수라는 점이다. 당초 3루수를 맡을 것으로 보였으나 김응룡 감독이 유격수로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어깨가 강한 송광민은 기대이상 풋워크와 볼핸들링-송구로 실책도 2개 뿐이다. 
김응룡 감독은 "송광민이 괜찮다. 타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더 바랄게 없다. 내년이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송광민도 "처음 한 달은 힘들었지만 계속 뛰다 보니 적응이 되더라. 처음 제대했을 때보다 12kg 정도 빠졌다. 하지만 타격감도 괜찮고, 수비에도 여유가 생기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적응이 완료됐음을 알렸다. 
그에게 '대형 유격수'라는 말을 꺼내자 "그건 아닌 것 같다"고 손사래치면서도 "화려한 것도 좋지만 한 방이 있는 유격수가 되고 싶다. 3할 타율은 자신 없지만 2할7푼~2할8푼 사이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치고 싶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풀타임 시즌이라면 최소 두 자릿수 홈런을 치는 거포 본능의 유격수로 기대해 볼 만하다. 
장종훈 타격코치는 송광민에 대해 "서산에서 정말 열심히 훈련을 했다. 지금도 야구가 간절하게 느껴질 것"이라며 "기술적으로는 다른 것 없다. 왼쪽 어깨를 닫고 치며 좋은 타격이 이뤄지고 있다"고 송광민의 절박함을 높이 샀다. 송광민은 "아직 멀었다. 앞으로 2년 정도는 동료 선수들을 쫓아가는 위치라고 생각한다. 난 여전히 뒷파도"라며 스스로를 더 강하게 조였다. 대형 유격수라면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