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요즘 웃음 코드 중 하나는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공감'이다. '루저'의 대화를 통해 웃음을 선사하는 '오성과 한음'이 있고, 이성을 만나고 싶은 '지질 남녀'들의 열망과 토로를 담은 코너들은 웃으면서도 마음을 아리게 한다.
15일 첫 선을 보인 새 코너 '안생겨요'도 이 부류의 개그를 담았다. 유민상과 송영길 두 남자가 열연하는데, 이들은 검정색 슈트를 갖춰입고 비장한 표정으로 무대에 올라 만담을 주고 받는다.
만담의 내용은 이렇다. 유민상은 "우리는 그 동안 아무런 이유도 모른채 15년 동안 여자친구가 없었다"고 첫 말을 땠다. 다소 비장하고 엄숙한 표정에서 나온 말이라 단숨에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유민상은 송영길에 "사람들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동물을 아냐?"며 "유니콘 용 여자친구"라고 말한다.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이 같은 말에 이은 통곡과 오열이 이 개그의 웃음 포인트다.
또 송영길이 "좋은 정보를 갖고 왔다. 여자들은 유머러스한 남자를 좋아한다더라"고 말하자 유민상이 "우리 개그맨이야"라고 대답하고, 유민상이 "나 데이트한다"라고 한 뒤 "휴대폰 업데이트"라고 읊조리는 식이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이 '안생겨요'가 '개그콘서트'의 또 하나의 인기 코너 '씨스타 29'와 묘하게 화학작용을 일으킨다는 반응이다. 각각 분리된 코너이지만 내용 구성의 유사함, 등장 인물의 공통점, 개그의 상황 등이 유기적인 연결성을 지니고 있는 듯 하다.
박지선과 오나미가 출연하는 이 코너는 남이 보기에는 못난이지만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으로 무장한 두 여자를 통해 여자들의 마음을 일면 대변한다. 하지만 번번히 자신들의 '슬픈' 상황을 인지할 때는 "아홉수라 그래"라는 변명(?)을 외치며 한을 담은 듯한 엉덩이춤을 춘다. '안생겨요'의 오열과 같은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날 방송에서 오나미는 박지선에게 "내가 최근에 드레스가 흘러내렸는데, 송병철이 나를 가려줬다. 그런데 그게 기사가 났는데, 이런 댓글이 있더라"라며 기사를 캡처해 소개했다. 오나미가 들어 올린 피켓에는 '송병철이 네티즌의 눈을 지켰다'라는 댓글이 있어 객석에 큰 웃음을 줬다. "각 코너의 사람들을 연결시켜 주자"라는 너스레 섞인 네티즌 반응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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