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애프터' 위해, 자극적인 '비포' 공개
삐뚤어지고, 시큰둥한 학생들 포커스.. 2차 피해 우려
'꿈과 희망도 없이 시간을 죽이던 아이들이 합창을 통해 삶의 의미를 깨닫는다.'

감동적일 수밖에 없는 이 이야기를 다룬 SBS '송포유'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아이들을 교화하고 더 밝은 세상으로 끌어주는 이야기가 이같이 욕을 먹고 반대에 부딪히기도 쉽지 않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이승철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싸움이 너무 심하게 번져가자 비공개로 전환해야 할 정도였다.
'송포유'는 베네수엘라 빈민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했던 오케스트라 프로젝트 '엘 시스테마'를 모티브로 한 방송으로, 총을 들었던 아이들이 바이올린을 들게 되는 과정처럼 문제아 학생들이 밝아지는 과정을 그려낼 것으로 기대받았다.
문제는 '예능'이라는 포맷이다. 학생들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비행을 털어놓는 장면을 '가볍게' 처리하고 말았던 것. 더구나 지난 22일 방송에서는 한 학생이 엄정화에 맞서 연습 대신 성형외과를 택하는 장면을 자극적으로 보여줬다. 엄정화가 열심히 가르치려는데 하품으로 일관하는 학생들의 모습도 '코믹하게' 그려졌다.
예능으로서는 훌륭한 장면들이었다. 얼마나 문제아인지 보여주고, 이들이 결국 교화되는 과정은 이후 방송될 3부의 감동을 더욱 배가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었다. '비포'가 더 엉망이어야, 후의 '애프터'의 변신이 더 극적으로 보일 것이기 때문.
그러나 시청자들이 이를 예능으로만 받아들이게 하는 것에는 실패했다. 아이들이 '아무렇지도 않아보이는' 표정으로 비행을 말하는 장면은 어디선가 고통받고 있을 피해학생들을 두번 힘들게 하는 일이 된다.
출연자에게도 2차 피해가 예상된다. 사춘기 시절 반항 섞인 말투로 엄정화에 맞섰던 여학생은, 조만간 후회할지도 모를 자신의 언행이 전국민에게 공개돼버렸다. 온라인 상에서는 이들 학생들에게 더 폭력적인 댓글이 달린다. 이 학생의 입장에서는 교화가 되기는 커녕, 전국민 앞에 또 한번 낙인이 찍힌 셈. 3부에서의 감동도 좋지만, 이같이 아이들의 '비포'를 자극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었나 싶은 지점이다.
특정 학교를 문제아 집단으로 보일 수 있게끔 설정한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부 온라인에서는 이들 학교 출신 연예인들 리스트가 떠도는가 하면, 이들 학생에 대한 루머들도 재생산되고 있다. 학교에 재학 중인 '일반' 학생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사실 죄질의 문제로만 보자면 지난 2011년 이승철이 합창단을 꾸렸던 김천교도소가 몇 수위. 그러나 당시에는 이같은 논란이 적었다. 이를 예능이 아닌 다큐로 풀었기 때문. 서투르긴 했지만 의욕적으로 임하는 모습은 '송포유'의 코믹한 하품장면과는 달리 '기회를 주고 싶다'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내기 충분했다.
SBS는 3부까지 봐달라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방송에 출연한 학생들이 모두 가해자인 것처럼 비쳐지는 것이 안타깝다. 3회를 보고 판단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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