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 복수보단 치유를..그래서 더 아름답다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3.09.23 18: 00

분노에 사로잡혀 복수에 집착하기 보단 치유의 손길을 내밀기에 영화 '소원'은 성폭행을 다룬 그 어느 영화보다 아름답다.
23일 오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소원'은 그간의 아동 성폭행 소재 영화들이 주로 가해자에 대한 피해자의 복수를 다룬 것과는 다르게 복수보단 '치유'에 중점을 두며 극을 이끌어나가고 있어 더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소원'은 9살난 소녀 소원이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어느 비 오는 아침, 학교를 가던 9살 소녀 소원이는 술에 취한 아저씨에게 끌려가 믿고 싶지 않은 사고를 당하고 만다. 이 일로 몸과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은 소원이네 가족은 절망에 빠지지만 이들은 절망 끝에서 희망을 찾아 나서며 평범한 일상에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내딛기 시작한다.

'소원'의 메가폰을 잡은 이준익 감독이 직접 밝혔듯 이 영화가 기존의 성폭행 영화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복수'보단 '치유'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실제로 개봉 전, 잊혀져 가고 있는 것을 굳이 다시 들춰내 이슈화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베일을 벗은 '소원'은 그러한 우려를 피해갈 수 있을 듯 싶다. 성폭행에 대한 직접적이고 자극적인 장면은 찾아볼 수 없기 때문.
더불어 복수를 향해 달려가는 내용이 아닌, 상처를 받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따뜻한 치유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 역시 '소원'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것으로 보인다.
가령 성폭행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자신을 멀리하는 딸에게 다가가고자 딸이 가장 좋아하는 인형의 탈을 쓰고 대화를 나누는 아빠 동훈(설경구 분)의 모습이나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점차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피해자 소원이의 모습 등은 모처럼만의 '힐링 영화' 탄생을 알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 가족을 둘러싼 주변인들의 모습 역시 보는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든다. 동훈을 응원해주는 동훈의 친구 광식(김상호 분)부터 광식의 부인이자 피해자 소원이의 엄마 미희(엄지원 분)의 친구이기도 한 영석 엄마(라미란 분), 그리고 소원이의 같은 반 친구들까지 피해 가족들이 조심스럽게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돕는 주변인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같이 피해 가족들을 응원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거기에 성폭행을 당한 딸을 바라보는 처참한 심정의 부모 연기를 설경구과 엄지원이 훌륭하게 해냈으며 연기 경험이 없다는 것을 믿을 수 없을 만큼 훌륭한 연기를 해낸 소원 역의 아역배우 이레 역시 극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한편 영화 '왕의 남자', '라디오스타', '님은 먼곳에' 등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의 연출 복귀작으로도 화제를 모은 '소원'은 오는 10월 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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