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귀엽고 불쌍할 수는 없다. 배우 전태수가 MBC 일일드라마 ‘제왕의 딸 수백향’을 통해 시청자들의 동정심을 한 없이 자극하고 있다.
전태수는 이 드라마에서 백제의 권력을 잡은 무령왕(이재룡 분)의 사촌이자 선왕인 동성왕의 아들 진무 역을 맡았다. 진무는 무령왕의 왕권을 빼앗을 수 있는 왕족이라는 이유로 어린 시절부터 견제를 받았다는 생각에 무령왕을 멀리하는 인물.
일부러 개차반 같이 사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주색에 빠져 지내며 무령왕을 향한 복수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5일 방송된 32회는 아버지의 품과 가족에 대한 사랑이 그리운 진무가 무령왕의 따뜻한 총애를 받은 후 한껏 들떴다가 다시금 실망하는 안타까운 이야기가 그려졌다.

무령왕은 진무에게 애정을 표현하고 저포놀이를 하자고 제안했다. 진무는 평소의 냉정한 모습과 달리 따뜻한 기운이 넘치는 무령왕의 모습에서 복수심을 접고 조금 흔들렸다. 저포놀이를 하기 위해 저포판을 챙겨 궁으로 가던 중 그만 시간 약속을 어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
무령왕은 기다리다가 지쳐 잠이 들었고, 진무는 다음 날 저포놀이를 하기 위해 또 한번 궁에 입궐했다. 하지만 무령왕의 냉랭한 행동에 다시 한번 상처를 받았다. 결국 무령왕과 진무는 또 한번 화해의 기회를 놓쳐버렸다.
무령왕의 총애를 기대하며 한껏 들떴던 진무는 사랑스럽고 귀여운 표정을 거뒀다. 눈빛에는 또다시 무령왕에 대한 분노와 아버지를 잃었다는 슬픔이 가득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이날 전태수는 진무가 앞으로 무령왕과 벌일 갈등의 씨앗을 표현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망나니 같은 생활을 하면서 다소 촐싹거리는 행동을 연기하는 진무의 어두운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겉으로 봐서는 아무 생각 없는 망나니 왕족이지만, 상처로 똘똘 뭉친 복수와 왕권에 대한 야망은 이 드라마의 갈등을 높이는 요소가 되고 있다.
전태수는 때론 귀엽다가도 때론 불쌍하기 그지 없는 진무를 연기하면서 시청자들의 호감도를 끌어올리는 중. 입체적인 인물인 진무를 연기하며 자꾸만 눈길이 가게 표현하는 빼어난 연기력은 ‘하지원의 동생’이라는 꼬리표를 점점 떼게 만들고 있다.
이 드라마는 뉴스 프로그램 시청에 익숙한 오후 9시대에 방송되며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와 배우들의 열연에도 낮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시청률과 관계 없이 전태수의 팔색조 같은 매력과 밀도 높은 연기를 보는 맛은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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