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후 한숨 "보상선수 주려니 아까워 죽겠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11.19 17: 44

"보호선수 명단을 어떻게 묶어야 할지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롯데는 두산에서 풀린 FA 야수 최준석을 4년 35억원에 영입하며 유난히 뜨거웠던 FA 시장의 폐장을 알렸다. 시장에 남은 마지막 선수였던 최준석이 보금자리를 찾으면서 FA 시장은 문을 닫았지만, 이제 보상선수가 남았다. 보상선수까지 모두 건너가야 2013년 FA 시장은 진짜 끝나게 된다.
보상선수는 FA 선수를 놓친 팀에 돌아가는 일종의 회유책이다. 원 소속구단은 FA 선수를 영입한 팀으로부터 당해 연봉 200%와 보호선수 1인 혹은 당해연봉 300%를 받을 수 있다. 대개는 연봉 200%와 보호선수를 선택하게 된다. FA 선수를 영입한 팀은 KBO 총재의 승인 3일 이내에 전 소속구단에 20인 보호선수를 빼고 보상이 가능한 선수들의 리스트를 건네줘야 한다. 그러면 원 소속구단은 그로부터 3일 이내에 한 명을 선택해야 한다.

때로는 FA 선수보다 보상선수가 더 좋은 활약을 펼친 경우도 있다. 2004년 롯데는 정수근을 영입한 대신 두산으로 문동환을 보냈고, 두산은 다시 문동환을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로 보내며 채상병을 받았다. 문동환은 이적 첫 해인 2004년 4승에 그쳤지만 2005년 10승, 2006년 16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롯데 역시 보상선수에 대해 아픈 기억이 있다. 2009년 두산으로부터 홍성흔을 영입하며 이원석을 보냈는데 홍성흔이야 두 말하면 입 아플 정도로 롯데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모범 FA 사례로 남았지만 이원석 역시 두산의 주전 3루수로 자리잡았다. 이후 롯데가 3루자원 부족으로 출혈을 감수하며 황재균을 트레이드로 영입한 걸 생각하면 놓친 이원석이 아깝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롯데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19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롯데 배재후 단장은 "최준석을 데려올 때는 좋았는데, 보상선수를 생각하니 아까워 죽겠다. 보호선수 명단을 어떻게 묶어야 할지 머리가 아프다"고 토로했다.
배 단장은 곧바로 이원석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우리가 홍성흔을 영입해서 정말 큰 효과를 봤다. 그렇지만 이원석은 아까운 게 사실이다. 두산으로 가서 핵심선수가 됐는데 우리 팀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다"라고 입맛을 다셨다. 이원석이 두산으로 건너가 잠재력을 폭발시킨 건 분명 좋은 일이지만, 롯데 구단 입장에서는 보호선수 전략을 잘못 수립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보상선수의 존재 때문에 FA 선수 영입은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는 것이 배 단장의 생각. 그는 "우리나라 FA는 보상선수 제도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진짜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영입만 해야 하는데 올해는 이상하게 시장이 과열되면서 몸값이 폭등했다. 내년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고 한숨을 쉬었다.
사실 롯데는 보상선수로 재미를 본 구단 가운데 하나다. 작년 김주찬과 홍성흔이 FA로 팀을 떠나면서 홍성민과 김승회가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이들 두 투수는 1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마운드를 지탱했다. 이렇듯 보상선수의 효용성을 잘 알고 있는 롯데이기 때문에 보호선수 명단을 짜는데 고민이 더욱 깊을 수밖에 없다.
아직 롯데는 두산에 명단을 건네주지 않았다. 자동으로 보호되는 선수는 FA를 선언한 선수와 영입선수, 신인선수, 군보류, 그리고 외국인선수다. 군 입대를 기다리고 있는 고원준, 진명호, 김상호(이상 상무)와 김성호, 이정담(이상 경찰청)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20인 보호 명단에 포함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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