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민우, "히어로즈에 죄송한 마음 항상 품겠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11.26 06: 40

"그래도 제 마음은 한 번 꼭 전하고 가야 할 것 같았다".
넥센 히어로즈에서 KIA 타이거즈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내야수 김민우(34)가 25일 인터뷰를 자청했다. 지난 6월 음주 사고 이후 철저히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한 채 살았던 그였다. 22일 2차 드래프트로 처음 팀을 옮기게 된 김민우는 25일 마지막 인사를 위해 찾은 목동구장에서 "팬들에게 더 많은 질타를 받을 것을 알지만 죄송하다는 말씀은 꼭 한 번 드리고 싶었다"는 말을 반복했다.
다음은 김민우와의 일문일답.

-6월 이후 계속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일부러 조용히 지냈다. 봉사활동하면서 아무와도 연락하지 않고 지냈다. 제가 없는 게 팀에 좋을 것 같았다. 우울증까지 같이 왔다.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나니까 제가 잘못 되는 게 팀을 더 힘들게 만들 것 같았다. 그건 보답하는 길이 아니었다. 그냥 조용히 지내는 것이 제가 생각하기에 그나마 팀을 위한 최선의 길이었다.
-계속 침묵하다가 지금 인터뷰를 하는 이유는.
▲이제 더 이상 저로 인해 넥센 히어로즈라는 팀에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 때문이다. 저를 욕하시는 것은 당연하다. 비난은 저에게 하시면 저 혼자 감당하면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가 야구를 할 수 있게끔 해준 이 팀이 더이상 저 때문에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시 팀이 연패에 빠지면서 위기가 왔다.
▲팀이 당시 피해가 컸다. 야구 외적으로 저 때문에 선수들도 그렇고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제가 어린 선수도 아니고 베테랑이라는 위치에서 이런 일을 일으키지 말았어야 했다. 제 잘못이면 제가 책임지면 되는데 이게 다른 데로 튀니까 너무 미안했다. 주장 (이)택근이를 도와줘야 하는데 오히려 도움을 받았다.
-팬들의 실망과 비난이 컸다.
▲제가 팬이었어도 정말 괘씸했을 것이다. 잘나가던 팀이 8연패하는 것을 보면서 저 선수만 없었다면 연패 안하고 잘나갔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꼴 보기 싫을 것 같다. 거기에 대해서는 정말 팀과 팬분들에게 드릴 말씀이 없다.
-팀을 떠나는 마음이 남다를 것 같다.
▲넥센을 떠나면서 아쉽다. 여기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팀에서 많이 대우를 해줬다. 베테랑의 입지를 만들어줬고 거기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려고 했다. 잘했든 못했든 이 팀에 애정을 가진 선수로 계속 남았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제가 먼저 배신을 해서 그게 죄송하다.
-염경엽 감독님이 올해 많이 기대하셨는데.
▲감독님이 제가 2002년 입단했을 때 매니저셨는데 절 많이 챙겨주셨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 잘하는 방법 등을 알려주셨다. 감독님 말만 많이 들었어도 인생이 바뀌었을 것 같다. 이번에도 다시 기회를 주셨는데 거기에 보답하지 못했다. 당시 전화를 드리니 '앞으로 닥칠 아픔은 네가 다 이겨내야 한다. 그러고 나면 내가 도와주겠다'고 말씀하셔서 더 죄송했다.
-이제 새 팀에서 다시 시작이다.
▲KIA로 가면 이제는 소심하고 위축된 모습은 잊고 다시 밝게 행동하려고 한다. 거기 가서도 계속 위축돼 있으면 안될 것 같다. 저를 데리고 갈 때는 당연히 좋은 성적 내기를 바랄테니 저를 필요로 하는 부분에서 열심히 해야 한다. 그게 새 팀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KIA 쪽에서도 '잘 해보자'고 먼저 살갑게 말씀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인터뷰의 이유가 아직 남아있다.
▲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은 꼭 하고 떠나고 싶었다. 미우나 고우나 히어로즈 선수로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먼저 뒤통수를 친 것 같아 죄송하다. 앞으로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넥센 히어로즈에 대한 미안함은 항상 품고 있을 것 같다. 많은 질타 또한 저에게 많은 사랑을 주셨기 때문에 실망이 더 큰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받아야 할 벌이니까 달게 받겠다. 많은 말보다는 정말 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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