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즐길 거리가 가득한 이태원에 시시각각 위험천만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 이렇게 피부로 가깝게 느껴본 적 있었을까. 지난 6일 종영한 KBS 2TV 3부작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근무중 이상무'가 작은 관심이 안심을 만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방송된 '근무중 이상무'에서는 이태원과 적성 파출소에서 각자의 임무를 수행하는 이훈, 기태영, 데프콘, 오종혁, 황광희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은 지명수배범을 검거했고, 주취자의 폭력 행위를 제지하거나 안전귀가를 돕고, 인삼밭과 폐가에 들러 절도, 화재 등의 사건을 예방했다. 이 과정에서는 늘 주변에 있었지만 관심을 두지 않으면 몰랐던 것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불타는 금요일, 유흥을 즐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이태원은 주취로 인한 범죄의 위험이 어느 곳에나 도사리고 있는, 경찰로서 그곳은 지옥이었다. 술에 취한 일부 시민들이 경찰에게 욕설과 폭언을 쏟아내거나, 폭행 행위를 만류하는 경찰 앞에서 위험천만한 도주를 감행하는 행위가 포착돼 멤버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현직 경찰에게는 이러한 일들은 일상이며, 경찰이 또 다른 감정노동자라는 사실을 알게 했다.

이에 멤버들은 중앙경찰학교에 입교한 이후부터 몰라보게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경찰 제복을 입은 그들은 100% 실제 상황 속에서 긴장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다가도 실제 경찰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능숙한 활약을 펼치거나 경찰의 기본 임무, 대민 지원 활동으로 감동을 안겼다.
재미도 있었다.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짜이지 않은 판 위에서는 힘 빠진 한 마디 한 마디가 웃음으로 연결됐다. 데프콘과 그의 파트너는 한시도 쉴 틈없는 이태원 파출소의 주방에 잠시 올라가 컵라면과 즉석밥으로 끼니를 때우며 '역시 혼자 살아본 남자' 등 MBC '나 혼자 산다'를 연상케 하는 실없는 멘트로 웃음을 자아냈다. '유진 남편'이라는 인지도 굴욕으로 시선을 끌었던 기태영은 단번에 지명수배자를 검거하며 우수 멤버로 우뚝서는 반전을 선사했다.
또 중앙경찰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당시 어딘가 어설퍼 보이던 황광희는 타고난 착한 마음씨와 주변에 대한 관심으로 프로그램의 주제를 대변하면서도 인지도에 대한 집착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주취자의 토사물을 치우면서 해탈한듯 웃음을 짓는 오종혁의 모습도 '웃픈' 장면을 연출했다. 이는 교육 당시 테이저건을 이겨낸 '상남자' 오종혁의 현실이자, 경찰의 노고를 리얼하게 보여주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무서운 형'이자 운동 마니아 이훈이 경찰 제복을 입었을 때는 액션 영화에서 나올법한 모습도 기대됐지만, 그는 한가한 적성 파출소에서 술에 취해 운전한 아저씨를 안타까워 하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흥미를 유발했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살짝만 건드려도 안도의 한숨과 함께 웃음이 유발되는 '근무중 이상무'만의 독특한 상황 설정 안에서는 멤버들의 성장기도 함께 그려지며 웃음을 선사한 것은 물론, 늘 주변에 있지만 관심을 갖지 않은던 경찰의 노고와 범죄에 대한 경각심 등 공익성의 취지도 충분히 그려졌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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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중 이상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