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탈락’ SK, 연봉협상 진통 예고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2.07 07: 10

2006년 이후 처음으로 가을잔치를 경험하지 못했다. 여러모로 뼈아픈 시즌이었다. 하지만 고통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연봉협상이 남아있다. SK의 깊은 고민이 시작됐다.
스토브리그가 열렸다. 각 팀들이 재계약 대상자들과 협상 테이블을 차리고 있다. 넥센, 두산 등에서는 일부 핵심 선수들과의 계약도 발표했다. 다른 팀들도 2군 선수들에 대한 계약을 대부분 마무리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주축 선수들과 마주 앉는다. 그런데 고민이 큰 팀이 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에 실패한 SK다. 낯선 가을만큼 낯선 연봉협상 테이블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요약하면 방향은 같은데 온도가 달라졌다.
SK는 올해 팀 연봉 2위였다. 총 59억2900만 원을 썼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67억1200만 원)의 뒤를 이었다. SK의 연봉이 많은 이유는 간단하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열매를 선수들이 고르게 나눠 먹었다. 팀이 성장하면서 선수들의 연봉도 같이 성장한 구조다.

SK의 연봉고과 시스템과도 연관이 있다. SK는 팀 성적에 따라 전체 파이를 결정한다. 그리고 고과에 따라 배분한다. 팀 성적이 좋으면 선수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도 따뜻하다. 전체 파이가 커지면서 나눠먹을 수 있는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 6년간 그랬다. 설사 연봉에 비해 성적이 부진했다 하더라도 경기에 많이 뛰었다면 크게 깎이는 일은 없었다. 선수들도 이런 시스템에 대한 만족도가 비교적 높았다.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팀 성적이 떨어졌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논리적으로 보면 전체 파이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런데 선수들은 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법이다. 지금까지의 눈높이에 맞는 금액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한 구단 관계자도 “쉽지 않은 연봉협상이 될 것 같다”라고 인정했다.
고충은 또 있다. FA프리미엄이다. 사실 팀 연봉 총액을 결정하고 고과대로 나누는 것은 원칙대로 하면 된다. 그런데 FA를 앞둔 선수들에게 프리미엄은 고과 이외의 부분이다. SK는 내년을 끝으로 최정 김강민 조동화 박재상 등 팀을 이끌었던 역전의 용사들이 FA 자격을 얻는다. 고과와 프리미엄 사이에서 또 한 번 머리싸움이 불가피하다. 마냥 높게 쳐주자니 전체 팀 연봉이 걸린다. 그렇다고 쳐주지 않자니 선수들의 불만과 내년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SK는 지난해 연봉협상에서 FA 자격 행사를 앞둔(정근우 송은범) 선수와 앞둘 것으로 예상됐던 최정의 연봉을 대폭 인상했다. 올해도 그런 프리미엄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어느 선에서 조율하느냐도 관심거리다. 최정처럼 고과에 인상요인이 충분한 선수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오히려 삭감 대상인 선수들은 진통이 심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어느 한 선수를 높게 쳐주고, 어느 한 선수는 그렇지 않으면 또 불만이 터진다. 여러모로 머리 아픈 겨울이 될 것 같은 SK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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