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메디컬탑팀’은 화려한 출연진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 그야말로 배우들이 아까웠던 드라마였다.
‘메디컬탑팀’이 지난 12일 20회의 대장정을 아쉽게 마치고 마무리됐다. 드라마는 의학 드라마로서 이렇게 망하기도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실패에 그쳤다.
사실 ‘메디컬탑팀’은 지난 10월 9일 첫 출발을 할 때까지만 해도 동시간대 1위를 두고 경쟁을 펼칠 줄 알았다. 로맨틱 코미디의 귀재 김은숙 작가가 집필을 맡은 SBS ‘상속자들’과 첫 방송 날짜를 두고 기싸움을 벌일 정도로 ‘메디컬탑팀’은 침체에 빠진 MBC 수목드라마를 살릴 구세주로 각광받았다.

‘종합병원’을 시작으로 ‘하얀 거탑’, ‘뉴하트’, ‘골든타임’까지 MBC는 내놓는 의학 드라마마다 큰 반향을 일으켰다. 믿고 보는 MBC 의학 드라마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 출연진까지 빵빵한 ‘메디컬탑팀’에 대한 기대감은 남달랐다. 더욱이 이 드라마의 연출이 지난 해 시청률 40%를 넘긴 김도훈 감독이 아니었나.
하지만 초반부터 개연성 없는 전개를 보이더니만, 협진팀인 탑팀을 이루는 과정이 비현실적으로 그려지고, 일부 인물들의 매력이 병원내 갈등에 묻히며 드라마는 산으로 갔다. 병원 내 갈등이 촘촘하게 다뤄졌다면 긴박감이라도 넘쳤을 텐데 로맨스는 로맨스대로 날개를 펴지 못했고, 등장인물들은 점점 생동감을 잃어갔다. 후반부 들어 부랴부랴 복잡했던 사각관계를 정리하고 로맨스를 강화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동시간대 방송된 KBS 2TV ‘예쁜 남자’의 부진이 아니었다면 이 드라마는 시청률 3%대보다 더 떨어질 수도 있었다.
그래도 배우들은 영 건진 것이 없는 드라마는 아니었다.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권상우는 데뷔 후 처음으로 의사로 변신했다. 데뷔 이후 고질적으로 발음 문제에 시달렸던 그의 의학 드라마 출연은 기대보다는 우려가 높았다. 하지만 따뜻한 심성을 가진 박태신이라는 인물은 권상우와 무난하게 어울렸다. 초반 태신이 설득력 없는 독단적인 행동을 하는 인물로 그려지면서 캐릭터가 무너졌지만, 카리스마와 따뜻한 면모를 동시에 갖춘 천재 의사의 면모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표현했다.
얼음장 같이 차가운 인상이지만, 내면에 따뜻한 인간미가 있는 서주영은 정려원이 연기했다. 정려원은 능력은 출중하지만 병원 내 권력 갈등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풍족하지 못한 집안 환경을 갖춘 주영의 결핍 요소를 섬세하게 연기했다. 정의로운 의사라기보다는 최선을 다해 생명을 구하는 의사였던 주영은 정려원의 복잡한 내면 연기로 다각도로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주지훈은 이 드라마에서 주체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혼외자식이라는 태생적인 한계 때문에 성공 욕구가 누구보다 강하지만, 타협할 수 있는 성품을 가진 한승재는 주지훈이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동정심을 유발했다. 슬픈 눈빛을 머금은 표정 연기는 언제나 여성 시청자들을 녹이기에 문제가 없었다. 정려원과의 미묘한 로맨스로 안방극장의 애간장을 태우며 드라마가 중심을 잃는 상황에서도 매력을 놓치지 않았다.
오연서와 샤이니 민호는 이 드라마의 상큼발랄한 활기를 불어넣는 배우였다. 오연서는 특유의 긍정적이고 열정 가득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막판에 암 진단을 받은 후 사랑하는 연인 권상우와 가족을 걱정하며 눈물을 쏟아내는 연기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민호는 안정적인 연기와 함께 크지 않은 분량에도 높은 존재감을 뽐냈다. 극중 오연서를 짝사랑하면서 언제나 뒤에서 묵묵히 지켜주는 키다리 아저씨 같은 인물을 연기하며 여성 팬들의 마음을 홀라당 뒤집어놨다. 이밖에 악역에 가까웠던 안내상, 김영애의 폭발력 있는 연기를 보는 재미도 상당했고, 중반 이후 투입된 전노민의 야누스 매력도 눈길을 끌었다.
한편 ‘메디컬탑팀’ 후속으로는 이선균, 이연희, 이성민, 송선미 등이 출연하는 ‘미스코리아’가 오는 18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이 드라마는 1997년을 배경으로 위기에 처한 화장품 회사 회사원들이 자신의 고교시절 전교생의 퀸카였던 여자를 미스코리아로 만드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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