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세든(30)의 이탈에 근심을 감추지 못했던 이만수 SK 감독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로스 울프(31)라는 수준급 선수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다만 선발진 구상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최대한 신중하게 결정하기로 했다.
SK는 14일 구단 공식 발표를 통해 올해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활약했던 우완 정통파 투수 로스 울프를 영입했다고 전했다. 울프는 메이저리그(MLB) 통산 47경기(선발 3경기)에서 1승4패 평균자책점 5.45를 기록했다. 이로써 SK는 올해 14승을 올리며 에이스 몫을 한 세든의 일본 진출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아울러 이날 조조 레이예스(29)와의 재계약도 함께 발표해 내년 외국인 투수 구성도 마무리했다.
MLB 경력이 있는 선수가 한국프로야구 무대를 밟는 것은 항상 기대를 모으는 요소다. 그런데 울프의 경우는 올해 MLB에서 뛰었다는 점에서 더 큰 관심을 모은다. 울프는 올해 텍사스에서 22경기(선발 3경기)에 나서 47⅔이닝 동안 1승3패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했다. 강속구 투수는 아니지만 변화구 구사능력과 제구력이 좋고 마이너리그는 물론 MLB에서도 땅볼 유도에 있어서는 괜찮은 평가를 받아왔다. 이런 유형의 선수가 최근 한국에서 각광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가 커진다.

외국인 투수 후보군들의 영상을 면밀히 살펴보고 최종 결정을 내린 이만수 SK 감독은 울프 영입 확정 후 “그래도 세든이 에이스 몫을 했고 정이 들었는데 아쉽다”라면서도 “울프는 영상을 봤는데 다양한 공을 던지더라”라며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일단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의 대안을 찾았다는 의미였다. 아울러 재계약을 맺은 레이예스에 대해서도 “올해보다는 더 낫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명예 회복 의지도 있을 테고 세든의 일본 진출로 자극받은 것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세든의 이탈에 한동안 휘청거렸던 SK의 선발진도 울프의 영입으로 어느 정도 정비가 됐다. SK는 올해 비교적 괜찮은 선발진을 선보였다. ‘선발 야구’로의 전환을 꾀한 이 감독의 구상이 외국인 선수 영입과 더불어 어느 정도 탄력을 받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외국인 선수 두 명에 토종 좌우 에이스인 김광현과 윤희상, 그리고 5선발로 급부상한 백인식까지 로테이션이 완성될 수 있다. 다른 팀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레이예스가 올해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이고 울프가 세든의 몫을 대체할 수 있다면 SK 선발진은 리그 최고를 다툴 수 있다. 김광현 윤희상 백인식은 올해보다는 더 나은 내년이 기대되는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오른손 둘, 왼손 둘, 사이드암 하나로 구색도 잘 맞는다. 지그재그 선발진 구축이 가능하다. 울프는 배제하더라도 네 선수 모두 6이닝 이상을 소화할 수 있는 이닝이터라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불펜이 약한 SK로서는 선발진 구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다만 이 감독은 확답을 유보했다. 레이예스와 울프는 선발진 합류가 유력시되지만 나머지 세 자리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했다. 이 감독은 “개인적 구상이야 있지만 내년 스프링캠프 후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미리 자신의 생각대로 정해놓기 보다는 스프링캠프에서의 구위 등을 살펴보고 주위의 의견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을 내리겠다는 것이다.
가장 화제를 모으는 선수는 역시 김광현이 될 전망이다. 이 감독은 올해 막판 김광현의 마무리 전환 구상을 드러내기도 했다. 어디까지나 실험적 성격이 짙었지만 강속구를 던지는 김광현은 마무리로서 매력이 있는 선수다. 다만 그것이 팀 전력을 극대화시키는 요소인지, 김광현의 어깨 상태와 부합하는 결정인지 등에서는 논란이 있었다. 팀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요소인 만큼 이 감독도 신중에 신중을 거듭한다는 생각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