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없이 울었다.
박신혜가 지난 12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 상속자들'(이하 상속자들)에서 가난 상속자 차은상으로 분해 참 많은 눈물을 쏟았다. 팍팍한 현실이 주는 삶의 무게 때문에 울고, 마음껏 사랑할 수 없는 야속한 현실 때문에 울고, "오늘보다 내일 10원어치 더 나은 삶"을 바라야 하는 남루한 처지 때문에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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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혜가 흘린 눈물의 힘 덕분일까. '상속자들'은 마지막회에서 시청률 25%의 벽을 넘으며 자체 최고시청률을 경신한 가운데 종영했다. 종영 다음 날에는 '상속자들'로 인해 하루 종일 온라인이 들끓었다.
"지금까지 연기한 작품 중 ‘천국의 계단’ 이후 최고의 시청률이었어요. 드라마 시작하면서 김은숙 작가님께 감사한 만큼 걱정도 많이 했었거든요, 전작인 '신사의 품격'이 잘됐는데 혹시 제가 누가 되지는 않을까 싶었어요. '나 때문에 시청률 안 나오면 어떻게 하나' 고민했죠.(웃음) 끝나고 나니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느낌이에요. 기쁘다는 말 밖에는 표현이 안돼요. 후유증이 참 많이 남을 작품이에요."
10년 전, 박신혜는 드라마 '천국의 계단'으로 데뷔해 얼굴을 알렸다. 예쁜 얼굴로 연기하던 소녀는 드라마 '미남이시네요'를 통해 털털한 남장 여자 캐릭터로 인기를 모았고 해외에도 진출했다. 아쉽게도 이후 뚜렷한 대표작이 없었던 그가 올해 굵직한 작품을 자신의 리스트에 올렸다. '상속자들'도 그 중 하나다.
"우는 장면들이 유독 많았던 작품으로 기억해요. 돌이켜보면 18살에 저는 은상이하고 참 많이 닮았던 것 같아요. 그 때의 전 엄마하고 많이 다퉜고 친구 간에 문제도 있었어요. 작품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고 큰 부담감을 느끼기도 했죠. 20세 이후에 느껴야 할 책임감으로 속이 곪아 있던 상태였던 것 같아요.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은상이와 비슷한 감정으로 힘들었던 시기였어요."

박신혜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실제로 당시 박신헤는 슬럼프 때문에 작품 활동에 공백기를 가졌다. 아역에서 성인배우로 거듭나야만 하는 시기에 가졌던 고민의 강도와 압박은 상당했다.
"아역이라는 타이틀이 너무 싫고 부담스러웠어요. 이걸 벗어던지지 못한 상황에서 성인 연기자로 가는 방법이 뭐가 있나 고민했죠. 어색하고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 같다는 지적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완전히 중단은 아니지만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활동을 조금 쉬었어요."
박신혜가 숨을 고르고 있을 때 대학 동기였던 김범, 고아라, 김소은 등은 매우 활발하게 활동했다. 이는 박신혜에게 조급한 마음을 갖게 했다. 자신의 선택이 옳았는지에 대한 의심마저 들었다. 심지어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던 '천국의 나무'를 비롯해, '궁S', '깍두기'까지 출연한 작품들이 시청률에서 부진하면서 방황의 시간은 길어졌다.
"정말 순탄하지만은 않았어요. 연기가 굉장히 무섭기도 했고, 지쳐 있는 상태에서 잘되는 친구들 보면서 나를 다시 찾아주는 사람이 있을까 걱정도 많이 했고요. 그런던 순간에 '미남이시네요'를 만났어요. 또래친구들과 작품하면서 나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작품 만났다는 생각을 했죠. '미남이시네요'를 통해 자신감을 많이 얻었어요. 다시 달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웃음)"
박신혜는 요즘 드문(?) 자연미인이다. 신의 편애를 받았다고 생각될 만큼 흠잡을 데 없는 미모를 가졌다. 덕분에 박신혜는 카메라 앞에서 자신감을 갖고 연기를 펼쳤다. 울든 웃든 자연스러운 이목구비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들었다. '그래도' 박신혜는 자신의 외모에 불만이 있다.
"코를 고치고 싶었어요. 끝이 갈라진 게 콤플렉스였거든요. 손가락도 짧고 못생겼어요. 진지하게 병원을 가봐야 하나 고민했을 정도로요. 지금은 나만 가진 거니까 조금 못 생겼어도 자랑스럽게 생각하자고 해요. 그리고 제가 먹는 걸 정말 좋아해서 어느 날은 화면에 얼굴이 이만하게 나왔다가 어느 날은 또 갸름하게 나와서 그것도 스트레스가 되더라고요.(웃음)"

박신혜는 농담반 진담반 일찌감치 1년 장사를 다 끝냈다고 할 만큼 바쁜 한 해를 보냈다. 본인 스스로 "데뷔 이래 가장 바빴던 한 해를 보내지 않았나 싶다"고 말할 정도다. 몰려드는 러브콜 덕분에 지금의 달콤한 휴식 역시 그리 길지 않을 것 같다.
"2014년에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면 올해처럼 아시아투어를 이어가고 싶어요.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가까운 곳에서 (팬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차기작도 계속 보고 있어요. 영화도 얘기되고 있는 것이 있고요. 감사하게 ‘상속자들’ 이후에 많은 감독님들이 제의를 해주셔서 대본을 읽어보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고등학생, 발랄한 모습을 보였다면 이제는 직업도 있고 나이에 맞는 20대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기대해주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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