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6월 19일 신촌하숙이 문을 닫았다. 그렇게 우린 신촌하숙의 처음이자 마지막 하숙생이 됐다. 특별할 것도 없던 내 스무 살에 천만이 넘는 서울특별시에서 기적같이 만난 특별한 인연들. 촌놈들의 청춘을 북적대고, 시끄럽게, 그리하여 기어코 특별하게 만들어준 그곳. 우리는 신촌하숙에서 아주 특별한 시간들을 함께했다. 울고 웃고 만나고 헤어지고 가슴 아프고 저마다 조금씩 다른 추억과 다른 만남과 다른 사랑을 했지만 같은 시간 속 같은 공간을 기적처럼 함께했다."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가 청춘들을 위한 위로와 응원을 전하며 종영됐다. 특히 특별할 것 없던 청춘들을 특별한 인연으로 묶어준 신촌하숙은 그들을 더욱 반짝이게 만들어줬다.
지난 28일 오후 방송된 '응답하라 1994' 21회에서는 신촌하숙을 떠나게 된 성나정(고아라 분)과 쓰레기(정우 분), 칠봉이(유연석 분), 해태(손호준 분), 삼천포(김성균 분), 빙그레(바로 분), 윤진(도희 분)의 마지막 이야기가 그려졌다.

대학 졸업과 취업, 결혼을 끝으로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한 그들은 마지막으로 해태가 신촌하숙을 떠나면서 다시 만났다. 오랜만에 다시 모인 하숙생들은 2002년 월드컵을 응원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1994년 스무 살, 처음으로 신촌하숙에 와서 친구가 됐던 시간으로 돌아간 것. 오랜 시간 우정을 쌓은 만큼 신촌하숙을 떠나면서 그들이 그리워할 추억은 많았다. 삼천포와 같은 방을 썼던 해태는 삼천포의 어머니가 만들어준 이불을 덮지 않고서는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신촌 하숙의 모든 것에 익숙해져있었다. 그렇게 그들은 눈물을 참으며 신촌하숙을 떠났다.
신촌하숙은 그들에게 집이자 위로가 돼주는 안식처였고, 또 다른 고향이었다. 그곳에는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눌 친구가 있었으며, 성동일(성동일 분)과 이일화(이일화 분)라는 또 다른 부모가 있었다. 내성적이고 혼자 있기 좋아하는 윤진의 본모습을 끌어냈고, 칠봉이에게는 나정이라는 첫사랑을 만들어줬다. 진로를 고민하던 빙그레는 든든한 형 쓰레기를 얻었고, 삼천포와 해태는 단짝이 됐다. 그렇게 그들은 모두 성동일과 이일화의 또 다른 아들과 딸이 된 것이다. 물론 신촌하숙은 그 시절을 추억하는 3040세대에게 추억과 공감을 자극하는 요소였다.
'응답하라 1994'는 '응답하라 1997'이 부산을 배경으로 했던 것과 달리 전국 팔도에서 상경한 지방 촌놈들이 신촌하숙을 중심으로 모여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촌놈들의 청춘을 북적대고, 시끄럽게, 그리하여 기어코 특별하게 만들어준 그곳. 우리는 신촌하숙에서 아주 특별한 시간들을 함께했다"라는 삼천포의 마지막 내레이션처럼 신촌하숙은 지방 촌놈들의 스무 살 인연의 시작이었고, 서로에게 가족으로 남았다. 또 그런 신촌하숙이 있어서 '응답하라 1994'가 더욱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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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