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장롱 속에서 숨 쉬고 있던 낡은 앨범에 손이 간다. 우리 부모님들의 청춘은 안녕하셨냐고, 나의 어린 시절은 잘 있었냐고 안부를 물어볼까.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이 서울특별시 시간여행을 통해 반전의 감동을 안겼다. 김주혁 차태현 김종민 김준호 테프콘 정준영 등 멤버들은 제작진이 몰래 마련한 깜짝 이벤트 앞에 눈물을 쏟았다. 그들의 눈앞에 등장한 것은 각자 부모님들의 과거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었다. 이는 예상치 못한 감성을 건드리며 멤버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9일 방송된 '1박2일' 서울특별시 시간여행 1탄에서 멤버들은 서울의 곳곳을 누비며 명소를 탐방했다. 녹화 당일이 설날이라 상대적으로 한가로운 서울 거리에 멤버들의 발길이 머물렀다. 그들은 명동과 창덕궁 등을 누비며 '환희'. '고독' 등 제작진의 제시어에 막는 콘셉트로 사진을 촬영했다.

미션이 끝나고 모두 집합한 베이스캠프는 여의도 KBS. 이곳에서 멤버들은 팀별로 촬영한 콘셉트 사진들을 평가받기 위해 시사회실에 집합했다. 온갖 분장도구로 치장을 하고 엉뚱한 포즈로 코믹한 사진들을 연출한 멤버들은 과연 1등이 누가 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러나 정작 화면에 펼쳐진 것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낡은 흑백사진들. 자신들의 모습이 아닌 다른 사람의 과거 사진이 등장하자 잠시 웅성대던 멤버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숙연해지기 시작했다. 눈앞에 펼쳐진 사진들은 바로 멤버들 부모님들의 과거와 멤버들의 어린 시절 모습이 담긴 추억앨범이었던 것이다.
김주혁은 배우로 살다 돌아가신 아버지 故 김무생의 모습을 마주하곤 폭풍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연애시절 명동성당에서 함께 찍은 사진과 이날 자신이 명동성당 앞에서 찍은 독사진이 교차하며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알 수 없는 먹먹함이 가슴을 두드리고 연이어 등장하는 아버지와의 어린 시절 추억들이 김주혁을 흐느끼게 했다.
이는 차태현도 마찬가지. 그 역시 부모님이 남산으로 신혼여행을 갔을 당시 찍은 커플 사진을 보며 뭉클해졌다. 차태현 역시 이날 남산을 찾아 추억의 콘셉트 사진을 찍었던 상황. 시대는 다르지만 같은 공간에 부모님과 함께 했다고 생각하니 벅차오르는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 연신 눈물을 훔치며 추억 속으로 빠져드는 모습.
이 밖에도 김준호 데프콘 정준영 등 멤버들은 제작진이 사전에 각자의 부모님께 요청해 준비한 추억의 사진들을 감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수십 년 전 이들의 부모님들은 지금의 멤버들보다도 더욱 싱싱한 청춘남녀였다. 꽃단장을 하고 사랑스러운 포즈로 카메라 앞에선 부모님들의 모습, 아버지 어머니와 단란한 한때 등이 눈앞에 흘러가며 가늠할 수 없는 과거의 그날로 돌아간 느낌을 선사했다.
제작진의 깜짝 이벤트는 대성공이었다. 멤버들은 때론 눈물로, 때론 웃음으로 추억의 사진들을 감상하며 과거를 얘기했다. 이제는 돌아가셔 볼 수 없는 부모님의 존재 앞에 그리움이 짙어지기도 하고 금방이라도 닿을 것만 같은 어린 시절 내 모습에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멤버들이 도란도란 추억을 나누는 동안 제작진은 과거 부모님들의 사진에 이날 멤버들이 찍은 사진을 합성한 사진을 만들어 액자로 건넸다.
'1박2일' 추억여행과 이날의 이벤트는 안방극장 시청자들마저 낯설거나 아련한 시간 속으로 데려갔다. 방송 후 많은 시청자들이 감동과 여운 가득한 소감을 전하며 응답했다. 잊고 살았던 낡을 앨범을 뒤적인다는 시청자들의 목소리도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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